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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2년 1월 14일 17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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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삼성맨에서 소니맨으로 변신했듯이 소니코리아도 변신할 생각입니다. ‘미투(Me, Too)’ 제품은 철저히 버릴 계획이지요.”
이 사장은 1977년 삼성전자에 입사한 이래 영국 중동 미국 등 해외시장의 마케팅을 두루 책임져온 대표적 ‘해외통’. 그가 지난해 11월 세계시장에서 삼성의 맞수인 소니의 한국지사 사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삼성 내에서) 싫어하는 사람들도 당연히 있었죠. 그 때 이런 논리로 설득했습니다. 삼성이 세계시장에서 소니를 꺾을 수 있는 힘을 기르기까지 협조관계를 구축해야 하고, 그 역할을 맡기에 내가 가장 적당하다고.”
그가 말한 ‘미투’제품 버리기와 전략상품으로의 집중전략은 이렇게 해서 나왔다. “소니는 세계시장에서의 역량과 무관하게 한국에서 장사할 수 있는 여지가 제한돼 있죠. 삼성 LG와 똑같은 제품이 아니라 틈새시장을 뚫어야 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이 사장은 “노트북용으로 바이오(VAIO) 제품을 찾는 고객에게는 팔지 말라”거나 “아날로그식 프로젝션 TV나 일반 TV, 캠코더는 더 이상 들여오지 말라”는 파격적인 지시까지 내리기도 했다. ‘바이오’는 메모리스틱으로 다른 기기와 연결시키면 DVD 플레이어나 오디오가 되는 등 가정내 가전네트워킹의 중심으로 이용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는 “소니가 앞으로 선보일 제품군은 수요는 있지만 삼성 LG가 하지 못하는 제품”이라며 “디지털 캠코더나 액정표시장치(LCD) 프로젝션 TV 등에 집중해 특별한 제품을 찾는 소비자를 만족시키겠다”고 밝혔다.
또 “소니가 90년부터 한국시장에 들어와 서비스망을 갖췄지만 아직까지 부족한 면이 많다”며 “서비스망과 판매망을 올해 좀 더 확충해 여러 가지 면에서 신뢰받는 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강조했다.
하임숙기자 arteme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