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턴컨설팅 릴레이칼럼]CEO 소신펼 토양 제공하라

  • 입력 2001년 12월 20일 18시 47분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으로 유명한 스티븐 코비의 ‘원칙 중심의 리더십’이라는 저서를 보면 왼쪽 뇌로 관리하고 오른쪽 뇌로 지도하라는 말이 나온다. 지도자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려면 방법론과 효율성을 관리하는 왼쪽 뇌와, 비전과 효과성을 관장하는 오른쪽 뇌를 균형있게 활용해야 한다는 의미일 것이다.

요즘처럼 기업의 경영환경이 급변하는 시기에는 최고경영자(CEO)에게 과거와 다른 차원의 리더십과 역량이 요구된다. 하지만 한국에는 광범위하게 신뢰받는 기업이 많지 않거니와 존경받는 기업가도 많지 않다.

이런 현실은 해외 시각을 통해서도 지적되고 있다. 2000년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원(IMD)의 국가경쟁력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CEO의 기업가정신 수준은 조사대상 47개국 중 40위에 그쳤다. 이는 CEO의 주된 역할이 기업의 비전을 세우고 미래에 대비한 전략을 설정하기보다는 관리자 형태의 업무에 치우쳐 있기 때문이다.

CEO가 기업가치를 높이는데 전력하는 여건을 만들려면 성과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와 보상기준이 필수적이다. 하지만 한국 CEO의 평균적인 보상수준은 미국의 20%, 일본의 30%선에 불과하다.

적절하지 못한 평가체계와 낮은 보상 수준은 CEO의 동기 부여 및 기업가치 제고 등 미래 경영자 양성을 위한 선(善)순환 고리를 끊어버리는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

CEO의 자질을 논의할 때 합리적인 의사결정 능력, 업무추진력, 인사관리 능력 등이 자주 거론된다. 그러나 훌륭한 CEO를 배출하려면 기본적인 경영자질과 함께 기업의 경영원칙과 관리환경 등이 골고루 뒷받침돼야 한다.

먼저 CEO에게 적절한 역할 범위를 부여하고 본인이 소신껏 뜻을 펼 수 있는 관리 토양을 제공해야 한다. 자율경영 및 책임경영의 원칙이 일관성있는 조직문화로 자리잡아야 하고 이를 현실적으로 실행하기 위한 운영체계가 구축돼야 한다.

경영실적에 상응하는 보상체계와 함께 자기계발의 기회도 필요하다. 한국 기업들이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CEO를 많이 배출하는 작업은 기업경영의 ‘글로벌 스탠더드화’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이다.

이병남 <보스턴컨설팅 서울사무소 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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