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하나로통신-두루넷 통합 하나 안하나

  • 입력 2001년 12월 3일 18시 32분


《통신업계가 술렁거리고 있다. 하나로통신이 제일제당으로부터 드림라인을 인수함으로써 초고속인터넷 사업의 구조조정의 서막이 올랐기 때문이다. 여기다 또 다른 초고속 인터넷 사업자인 두루넷과 하나로통신의 통합설도 수그러들지 않는다. 하나로통신과 두루넷의 최고경영자(CEO)로부터 통합을 둘러싼 논란의 실체와 통신업계 구조조정에 대한 의견을 들어봤다.》

▼후끈 단 신윤식 하나로통신 사장

신윤식(申允植) 하나로통신 사장은 드림라인을 인수한 뒤 곧바로 두루넷 인수의지를 밝혀 파문을 불러일으켰다.

신 사장은 드림라인 인수 계약을 발표한 뒤 기자회견 등을 통해 “두루넷측과 한전 자회사인 파워콤 인수는 물론 여건이 조성되면 하나로와 두루넷 통합을 위해서도 협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양사 경영진이 기본방향에는 합의했으며 구체적 일정은 앞으로 진행해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신 사장은 “하나의 지주회사를 만들어 이미 인수하기로 한 드림라인과 함께 두루넷과 파워콤 하나로통신을 계열회사로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통신시장 구조조정을 위해 정부가 제시한 제 3의 통신사업자가 이렇게 되면 자연히 구성되는 셈이다.

그러나 파워콤 인수에 대해서는 애매한 태도를 보였다. 당초 “파워콤은 우리 것”이라며 적극적인 인수의지를 내보였으나 정부정책의 변화로 파워콤 민영화 일정에 변동이 생기자 득실을 저울질하고 있는 것.

그는 “파워콤이 가진 시내 회선망이 상당히 매력적이긴 하지만 이를 사는 것과 새로운 시내망을 까는 것 가운데 어떤 방안이 효율적인지 고민하고 있다”며 “만일 지분만 30% 가져오고 경영권은 못가질 경우 경영분쟁이 심해져 골치 아프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두루넷과 파워콤 인수에 관해 협력하기로 한 것에 대해 “함께 살 수도, 함께 포기할 수도 있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당초 정부는 파워콤의 지분 30%를 민간기업에 팔기로 하고 10월말까지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계획이었으나 파워콤에 소매업을 허가하고 경영권은 한전이 계속 갖는 식으로 조건을 변경하면서 일정이 미뤄진 상태.

하나로가 드림라인에 이어 두루넷및 파워콤 등을 노리려면 상당한 자금이 필요하다. 이 점에 대해 신 사장은 “현재 현금으로만 5700억원을 갖고있다”며 “외자를 조달하면 자금여력은 문제없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느긋한 이재현 두루넷 사장

하나로통신이 두루넷 인수의사를 밝힌데 대해 이재현(李在現) 사장은 “지금은 말할 단계가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이 사장은 “두 회사는 각각 나스닥에서 해외주식예탁증서(DR) 발행을 통해 상장된 회사”라며 “양사 경영진이 만나서 독자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니며 합병을 하려면 주주에게 가장 먼저 알려야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논의가 무르익지 않은 상태에서 이야기가 흘러나온데 대해 불쾌한 감정을 비치면서도 통합 가능성을 완전히 부인하지는 않았다. 그는 “같은 업계에 있으면서 경영진끼리 만나는 것은 당연하다”며 이홍선 부회장과 함께 신 사장을 여러차례 만났다고 밝혔다.

그러나 오간 이야기는 통신사업이 과잉경쟁 관계에 있다는 점과 협력방안을 찾아보는게 좋겠다는 의견정도라는 것. 그는 “양사 통합이나 한전 자회사인 파워콤 인수와 관련된 의견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협의한 바가 없다”며 “개념과 액션은 다르다”고 덧붙였다.

민영화를 앞두고 통신사업 구조조정의 핵심으로 떠오른 파워콤 입찰과 관련해 이사장은 “어떤 회사보다도 두루넷이 인수하는 게 효과가 클 것”이라고 주장했다. ‘가격만 맞으면’ 이라는 조건이 달렸지만 두루넷의 대주주인 소프트뱅크에서 적극 밀어 주고 있다는 것.

이 사장은 파워콤의 민영화 대상 지분 30% 뿐만 아니라 나머지 지분도 계속 사들여 결국 두루넷과 통합할 꿈을 갖고 있다. 두루넷이 그럴만한 여력이 있을까.

그는 “두루넷은 내년 상반기쯤 영업이익을 낼 전망”이라며 “유무선데이터통합서비스(VoIP) ,멀티 ID(한 가구에서 여러 ID를 쓰자는 것) 등 다양한 수익모델을 개발하고 있고 코리아닷컴등 자회사들도 실적이 좋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파워콤 민영화 정책 변화에 대해서는 “여러가지 고려를 할 수 있지만 모든 것은 경제논리대로 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임숙기자>artemes@donga.com

하나로통신과 두루넷 현황(단위:억원.명)
◇하나로통신
창립일매출이익직원수초고속인터넷가입자수
97년9월3362-30001500 200만
◇두루넷
96년7월2600-470500 126만
주:이익은 하나로통신은 당기순이익 기준, 두루넷은 현금흐름상 영업이익(EBITDA)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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