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트]휘발유값 서울선 1281원 수도권선 1294원

  • 입력 2001년 11월 20일 18시 21분


서울 강남 서초지역과 분당 등 신도시지역, 수도권 주요 간선도로 주변의 SK와 LG정유 등 대형 정유사 직영주유소들이 휘발유 소비자가격을 전국 주유소 평균보다는 ℓ당 30원, 서울지역 주유소 평균보다는 ℓ당 10원 이상 높게 받는 것으로 확인됐다.

정유사들이 공장도가를 인하했다고 소비자에게 생색을 내놓고 직접 운영하는 직영주유소에서는 자영 주유소보다도 높은 가격을 받아온 것. 실제로 LG정유는 20일 0시 공장도가격을 인하했으나 상당수 직영주유소가 기존 가격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었으며 SK는 21일 0시 공장도 가격을 내렸다.

더구나 이들 직영주유소는 회사가 다른데도 휘발유 소비자가가 똑 같거나 차이가 1∼2원에 불과해 가격담합 의혹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동아일보 취재팀이 최근 서울 강남구와 서초구, 성남 분당구의 SK와 LG정유 직영주유소 34곳을 확인한 결과 SK 직영주유소 15곳 가운데 14곳이 휘발유 1ℓ당 1294원을 받고 있었다. 또 LG정유 직영주유소 19곳 가운데 14곳 역시 1294원으로 똑같은 값을 받았다.

이밖에 서울 강서로, 등촌로, 한강로, 양화로, 시흥대로, 경기 과천시에 있는 직영주유소 및 정유사의 가격 통제력이 높은 대리점 직영 주유소 26곳 역시 휘발유 1ℓ당 1294∼1295원을 팔고 있었다.

이는 한국석유공사가 지난주 직영과 자영을 포함해 조사한 전국 SK 주유소의 휘발유 평균값 1259.75원이나 LG정유 주유소의 평균값 1256.74원보다도 ℓ당 30원 이상 비싼 가격이다.

또 현대정유와 S-oil을 포함한 서울지역 주유소의 전체 평균값 1281.51원보다도 10원 이상 비싸다.

정유사들은 휘발유 소비자가격이 국제시세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에 대해 "주유소들이 가격 인하에 호응하지 않기 때문" 이라고 발뺌해 왔으나 실제로는 직영주유소를 통해 주도적으로 높은 가격을 유지해온 사실이 드러난 셈이다.

일부에서는 가격 담합 의혹도 제기하고 있다. 석유업계 관계자는 "채무관계로 정유사 눈치를 봐야 하는 일부 자영주유소들의 가격 움직임도 직영주유소들과 똑같다" 며 "누가 봐도 이상할 정도" 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SK 관계자는 "묘하게 가격이 같았을 뿐" 이라며 "강남 쪽은 땅값이 비싸 휘발유값 차이가 적을 수밖에 없다" 면서 "경유 등 다른 석유제품은 주유소마다 가격차가 있다" 고 말했다.

LG정유 관계자는 "주유소가 밀집한 지역은 사은품 제공 등 경쟁이 많아 다른 지역보다 휘발유가격이 높을 수밖에 없다" 며 "직영주유소도 일종의 소사장제로 운영되기 때문에 정유사가 일률적으로 가격을 통제하지 못한다" 고 말했다.

<이헌진기자>mungchii@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