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개인 정부 빚 1000兆 육박

  • 입력 2001년 3월 29일 18시 49분


기업이 금융기관에서 빌린 돈이 국제통화기금(IMF)위기 이후 3년 만에 증가했다.

한국은행은 “기업 부채가 지난 3년간 별로 줄지 않다가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며 “이는 지난 3년간의 구조조정이 미흡한 것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개인부채는 99년보다 50조원이나 늘어났는데 한은은 “개인이 이 돈으로 주로 주식투자를 했다”고 풀이했다.

29일 한국은행은 기업 개인 정부 등 비금융부문의 부채잔액이 작년 말 현재 995조4000억원으로 1000조원에 육박한다고 밝혔다. 이는 99년 말보다 68조5000억원(7.0%)이나 늘어난 것.

경제주체별로는 기업의 빚이 8조5000억원(4.7%) 증가한 619조2000억원에 이르렀다. 기업부채는 IMF위기가 일어났던 97년 말 641조원을 기록한 뒤 △98년 628조2000억원 △99년 610조7000억원으로 감소했었다.

개인부채는 99년보다 50조원(10.3%) 늘어난 293조7000억원을 기록해 IMF위기 전(97년 말 247조2000억원)을 크게 웃돌았다.

정부부채는 9조9000억원(13.6%) 증가한 82조5000억원에 이르러 97년 말보다 49조3000억원이나 늘어났다. 부실금융기관에 공적자금을 투입하고 실업대책 등을 위한 것이었지만 재정부실화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있다고 한은은 지적했다.

한편 기업은 지난해 국내외 금융시장에서 66조5000억원을 조달했다. 이는 99년보다 14조7000억원이나 늘어난 것. 그러나 국내 금융기관이 공급한 자금은 39조9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5조5000억원 감소했다. 은행대출이 46조원으로 5조9000억원 늘었으나 종금 보험 등 비은행금융기관에서는 오히려 7조2000억원의 자금을 흡수해갔기 때문이다.

한은 정정호(鄭政鎬)경제통계국장은 “주식시장과 회사채시장이 부진한 상황에서 2금융권 기관들도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며 “기업이 필요한 자금을 조달할 수 있으려면 금융구조조정이 빨리 이루어져 금융중개기능이 회복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찬선기자>hc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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