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1조규모 출자전환…28일 회계감사결과 발표

  • 입력 2001년 3월 27일 18시 43분


현대건설이 지난해 3조원에 육박하는 적자를 기록해 자본금을 완전히 까먹는 완전자본잠식에 빠졌다. 정부와 채권단은 이에 따라 현대건설에 대해 이르면 4월중 1조원 안팎의 출자전환을 추진키로 했다고 금융감독원 정기홍(鄭基鴻) 부원장이 27일 말했다.그러나 현대건설이 회계감사에서 ‘적정’의견을 받지 못하게 돼 회사채 신속인수대상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있어 출자전환에 걸림돌로 작용하게 될 전망이다.

삼일회계법인의 김영식 전무는 이날 “현대건설의 지난해 당기순손실 규모는 2조9800억원으로 확정됐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현대건설은 자기자본(2조974억원)을 완전히 잠식하게 됐다. 김 전무는 이어 “이라크 등 해외공사에 대한 확인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감사의견은 ‘한정’과 ‘의견거절’ 중 하나로 정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삼일회계법인은 현대건설의 경영정상화를 위해선 최소한 8000억원 이상의 출자전환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급보증과 회사채를 제외한 채권단의 대출금액은 1조4000억원 선이어서 실제 출자전환은 1조원 안팎에서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출자전환 규모와 시기는 이달 초부터 실시되고 있는 영화회계법인의 현대건설에 대한 실사가 끝나는 4월중순경 이뤄진다.

▼출자전환▼

기업이 은행에 진 부채를 주식으로 전환해 주는 일종의 부채탕감 방법. 기업은 은행빚을 갚을 필요가 없으며 은행은 기업의 주주가 된다.

출자전환은 보통 담보물 없이 돈을 빌려줘 회수하기 힘들지만 빚이 탕감되면 기업의 회생 가능성이 클 경우 선택하게 된다.

<홍찬선·이훈기자>dreamlan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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