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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1년 2월 26일 18시 4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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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항은 최근 세계 3대 항만(컨테이너 화물 처리량 기준) 자리에 올라섰다. 부산항의 발전상은 실로 눈부시다. ‘하루가 다르게’라는 표현이 적합할 정도. 78년 컨테이너 화물처리량 세계 11위였던 부산항은 매년 한 단계씩 도약했다. 하지만 이 같은 비약은 천혜의 입지조건 덕분이지 투자확대에서 비롯되지는 않았다는 것이 전문가의 시각이다.
울산항도 지난해 1억5100만t의 화물을 수송해 무게 기준으로는 전국항만 가운데 1위를 차지했다.
▽‘천혜의 입지조건’ 대승적으로 활용해야〓한국컨테이너부두공단 조남일 이사장은 “부산항이 가지고 있는 천혜의 입지조건이 부산항 발전의 일등 공신”이라고 말했다. 물동량이 급증하는 것은 유리한 자연조건 때문이라는 얘기다. 해운항만청 서정호 해운물류국장은 “유럽∼아시아∼미주를 연결하는 세계 기간항로상의 중심에 위치해 있고 중국 일본 등에 광대한 배후시장이 형성돼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시설확충을 위한 항만투자 시급〓부산항과 울산항의 물동량은 앞으로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 김학소 항만연구실장은 “지난해 754만TEU(1TEU는 20피트짜리 컨테이너 1개)를 실어 나른 부산항의 예상 화물규모는 2006년에 1109만TEU, 2011년엔 1404만TEU에 달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건설중인 부산 신항만이 완공이 된다 해도 2006년에 409만TEU의 화물이 처리되지 못할 것이라는 진단이다. 밀려드는 화물을 소화하지 못해 화물을 돌려보낼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해양수산부 고위관계자는 “항만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정부 모든 부처가 공감하고 있으나 정부 예산 집행 우선순위에서 밀리고 있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부산항과 울산항이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해서는 민관(民官)의 적극적인 투자가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는 지적도 바로 그 때문이다.
▽부산항 시설, 처리물량의 55%에 불과〓현재 부산항의 컨테이너항만 시설 능력은 418만 TEU. 이는 지난해 처리실적의 55%에 불과하다. 이갑숙 부산지방해양수산청장은 “시설부족 현상은 물류비의 추가부담 등으로 연결될 수 있다는 점을 유념해야 할 것”이라고 현 상황을 짚었다. 부산항이 세계 3대 컨테이너항만으로 부상했지만 시설능력과 물류서비스 수준은 아직 10대 항만에도 끼지 못한다는 소리도 그래서 나온다.
▽울산항 특화전략도 구사해야〓부산항이 컨테이너 전용 항만이라면 울산항은 원자재 전용항만의 성격을 갖는다. 서상범 울산해양수산청장은 “원유 및 유화원료 등의 수송에 강점이 있는 울산항의 여건을 충분히 활용하는 전략적 접근을 할 경우 울산항도 세계적 항만으로 발돋움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부산·울산〓김동원기자>daviskim@donga.com
◆세계4대항만 화물처리 능력 비교표
| 구분 | 홍콩항 | 싱가포르항 | 부산항 | 가오슝항 |
| 선석수
| 18개 | 37개(12개는 중소형)
| 18개(4개는 중소형)
| 27개 (8개는 중소형)
|
| 안벽길이
| 8389m
| 1만402m
| 5147m
| 8087m
|
| 수심문제
| 6000TEU급 이상 선박 기항 중(최대수심 15m)
| 6000TEU급 이상 선박 기항 중(최대수심 15m)
| 항로수심부족문제등으로 5000TEU급이하 선박중심으로 입항
| 6000TEU급 이상 선박 기항 중(최대수심 14m)
|
| 총컨테이너물동량(2000)
| 1780만TEU
| 1704만TEU
| 754만TEU
| 742만6000TEU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