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중 체포조 출국하던 날…

  • 입력 2001년 2월 23일 16시 03분


"넓은 세상에 꼭꼭 숨은 김우중씨를 반드시 잡아오겠습니다"

김우중 전 대우그룹회장을 체포하기 위한 국제결사대 3명이 23일 오후 프랑스로 떠났다.

수갑 없이 장도에 오른 민간 체포조인 국제결사대는 김 전 회장의 도피처를 따라 세계를 누비고 신자유주의 반대 국제연대투쟁에도 참여할 예정이다. 국제결사대는 현지 사정에 따라 체류일정을 탄력적으로 조정하기로 했다.

황이민 민주노동당 기획국장 등 3명으로 구성된 대우차 공동투쟁본부의 국제 결사대는 이날 출국에 앞서 김포공항 국제1청사 3층 출국장 앞에서 결연한 모습으로 기자회견을 가졌다.

김우중 체포 결사대임을 알리는 문구를 불어로 쓴 노란띠를 가슴에 두르고 '김우중 체포 결사대'라고 적힌 붉은 끈을 머리에 질끈 동여맨 국제결사대는 비장하면서도 다소 상기된 표정으로 출국장에 나타났다.

국제결사대 일원인 유만형 전 대우차 노동자는 머리를 삭발한 채 기자회견문을 낭독했다.

유씨는 "국제결사대는 지금 벌어지고 있는 김대중 정권의 대우차 폭력만행을 전세계에 알리고, 신자유주의 반대 국제연대투쟁을 실현하려 한다"며 "무려 43조원에 이르는 자금을 분식회계로 횡령한 김 전 회장을 꼭 체포하겠다"고 출국 목적을 밝혔다.

유씨는 "현재 국제결사대를 돕기 위해 프랑스노동총동맹 등 노동사회단체들과 정당이 나서고 있다"며 "리베라시옹 등 프랑스 주요 언론들이 이미 체포결사대의 출국 소식을 보도했다"고 말하는 등 국제여론의 주목에 크게 고무된 모습을 보였다.

박점규 민주노총 조직차장은 "국제 결사대는 '빠리의 택시운전사' 홍세화씨등 현지 주민들이 마련해준 방에 머물게 될 것"이라며 "현지인들이 사무집기와 식사 등을 마련해줄 것을 약속했다"며 흐뭇해했다.

국제결사대는 오는 26일에는 스위스 제네바에 있는 국제노동기구(ILO)에 복수노조 허용 5년 유예를 내용으로 노동관계법 개정 절차를 밟고 있는 한국정부와 국회를 ILO조약 제87조(결사의 자유) 위반으로 정식 제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동아닷컴은 국제결사대가 프랑스와 스위스 등에서 벌이는 김 전 회장 체포활동과 외국 시민사회단체와의 연대활동을 입수하는대로 수시로 보도할 예정이다.

안병률/ 동아닷컴기자mokd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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