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맞춰 외환은행 등 채권단은 12일 그동안 현대전자가 요구해온 수출환어음(DA) 매입한도를 현재 8억4000만달러에서 6억달러 증액시켜 주기로 했다. 증액분에 대해서는 수출보험공사가 95%를 보증해 준다.
이에 따라 현대전자의 유동성 문제는 일단 해소됐다.
채권단은 이번 일을 계기로 대주주 지분 매각과 본사사옥 매각, 사업부문 매각 등을 포함한 강력한 자구안을 이끌어 낼 방침이다. 현대전자 주채권은행인 외환은행 관계자는 “추가 자구안에는 3월 계열분리를 앞두고 대주주 지분의 처분위임장과 영동 본사사옥 매각, 정보통신과 액정표시장치(LCD) 사업부문을 분리해 외자를 유치하는 강력한 자구안을 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앞으로 채권단은 현대전자의 자구안 이행실적을 점검해 회사채를 신속히 인수해 줄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현대전자 관계자는 “그동안 회사채 차환발행이 지연된 것은 회사의 자금부족 때문이 아니라 DA 한도 회복 등 단기 유동성 해결방안을 함께 마련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현대전자는 지난해 11월 △신디케이트론 1조원 △해외매출채권 유동화 4970억원 △국내외 회사채 발행 1조3500억원을 비롯해 모두 3조5000억원 이상의 유동성을 확보한다는 자구안을 제시한 바 있다.
<구자룡·박현진기자>witnes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