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빌 게이츠처럼...헐리우드 배우처럼..올해 유행했던 패션

  • 입력 2000년 12월 26일 18시 36분


올 한해 인기를 모은 패션은 어떤 것일까.

한해의 유행 패션을 보면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던 뉴스와 사회의 모습이 보인다. 벤처 열풍과 함께 남성복에는 ‘빌 게이츠 룩’이 탄생했고 여성들 사이에는 화려한 파시미나가 유행했다. 색상도 무채색에서 벗어나 한층 화사하고 다양해졌다. 뉴스의 초점이 되었던 린다김의 선글라스와 김정일의 인민복, 백지영의 더플코트와 인기 드라마 ‘가을동화’의 탤런트 송혜교가 입은 월남치마도 유행을 탔다.

게이츠 룩 선풍〓벤처기업의 확산과 함께 남성복은 소프트화 캐주얼화의 바람이 거셌다. 여기에 맞춰 LG패션의 ‘헤지스’ 리바이스의 ‘다커스’ 등 남성복의 새 브랜드가 어느 해보다 많이 등장했다.

빌 게이츠 풍의 면바지와 남방, 스웨터 차림이 벤처 종사자를 중심으로 크게 번졌고 LG 제일제당 한솔 코오롱 등 대기업들도 자율근무복 체제를 도입했다.

‘편하고 부드럽게’의 추세에 따라 정장도 노타이의 비즈니스 캐주얼이나 개성을 살린 캐릭터 정장이 인기를 끌었다. LG패션은 비즈니스 캐주얼의 비율을 전체의 30%에서 올 가을겨울에는 55%로 늘렸다.

리우드 배우처럼〓여성들 사이에는 파시미나 열풍이 불었다. 영화배우들이 소매없는 드레스에 살짝 걸치는 것 같은 화사한 색깔의 숄 머플러 스카프는 한두 개쯤 없는 사람이 없을 정도. 자켓을 입기엔 부담스럽고 티셔츠만으로 견디기엔 다소 추운 실내에서 멋스럽게 파시미나를 걸치는 여성들이 늘어났다.

진짜 파시니마는 캐시미어의 일종으로 히말라야 고산지대에서 자라는 산양의 털로 만든 섬세한 섬유. 버버리 샤넬 막스마라등 해외 유명브랜드들은 30만∼40만원대, 국내에서는 비키 아이엔비유 타임 아이작바바 등이 10∼20만원대의 파시미나 머플러와 숄을 출시해 인기를 끌었다.

행을 몰고 온 사람들〓상반기에는 린다김 선글라스가 유행했다. 군수납품 비리사건으로 파문을 일으킨 로비스트 린다김은 40∼50대 유한계층 주부들 사이에 미묘한 모방의 대상이 되었다. 그의 선글라스는 안경다리에 큐빅이 화려하게 박힌 복고풍의 에스카다 제품. 한 개에 39만5000원하는 고가이지만 롯데백화점 에스카다매장에서 하루에 여러개가 팔려나갔다.

극적인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북한의 인민복이 관심의 대상이 되었다. 단순한 디자인에 차이나칼라, 회색이나 갈색의 바지 정장이 많았고 스커트 정장도 나왔다.

KBS 2TV 미니시리즈 ‘가을동화’에서 여주인공 송혜교가 입고 나온 월남치마는 지금도 잘 나가는 아이템. A라인에 체크무늬가 들어간 스커트로 젊은 여성들이 즐겨 입는다. 명동 밀레오레 2층 여성복 코너의 조세라씨(29)는 “드라마가 방영될 때는 송혜교 치마가 하루 20∼30벌씩 팔렸다”고 말했다. 또 서태지가 귀국할때 입었던 스웨터도 유행했다.

<신연수기자>yssh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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