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은행 지주회사 편입說

  • 입력 2000년 11월 17일 18시 23분


조흥 외환은행은 조건부 독자생존, 한빛 평화 광주 제주은행은 금융지주회사 편입. 그러면 경남 전북 부산 대구 등 지방은행은….

별 문제가 없다고 판단돼 6월 경영개선계획 제출대상에서 빠졌던 지방은행들의 공적자금 요청 및 지주회사 편입설이 모락모락 피어나고 있다. 한빛은행을 제외한 평화―광주―제주은행에 경남 전북은행을 묶는 ‘다이아몬드형 금융지주회사’ 구도가 금융계 안팎에서 간간이 흘러나오고 있다.

기업퇴출의 후유증으로 정부도움 없이는 국제결제은행(BIS)기준 자기자본비율 하락을 피할 수 없다는 분석 때문이다.

경남은행은 최근 법정관리를 신청한 동아건설 등 퇴출기업 여신에 대해 추가로 대손충당금을 쌓아야 한다며 예금보험공사에 우선주 증자참여를 요청했다. 경남은행은 동아건설 여신 720억원에 추가로 220억원의 충당금을 더 쌓아야 하는 등 이번 부실기업 퇴출로 인한 추가 충당금 규모만 8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금융감독원은 13일부터 21일까지 경남은행에 대해 회계법인과 함께 자산 및 부채 실사작업을 벌이고 있다.

금감원은 이번 실사결과를 토대로 이 은행에 대한 공적자금 지원규모를 결정할 계획이지만 대략 1000억∼1500억원 가량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경남은행 자본확충에 드는 자금은 △연말 BIS비율 9%를 유지하는 데 800억원 △BIS비율을 10% 이상으로 높이면서 부실을 모두 떨어내는 데는 1500억∼2000억원 정도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 김종수 은행검사2국장은 “예보의 증자참여도 엄연한 공적자금 투입”이라며 “이 경우 경남은행은 정부의 영향력 아래 놓이게 되며 평화 광주 제주은행과 같은 방식으로 처리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전북은행은 독자생존 방침에 변함이 없다고 펄쩍 뛰고 있다. 부실기업 퇴출에 따른 추가 충당금 적립부담이 80억원 정도에 불과하기 때문에 연말 BIS비율 10% 이상, 20억원 안팎의 당기순이익을 충분히 달성할 수 있다는 것.

정기 종합검사를 받고 있는 대구은행이나 부산은행도 ‘기업퇴출 악재’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전북 대구 부산은행도 건전성에는 큰 문제가 없지만 수익성이 의문스럽다는 이유로 지주회사 구도에 포함될 것이라는 관측이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

금감원 김국장은 “이들 3개 은행은 장기적으로 수익성이 있는지 스스로 검토해봐야 한다”며 ‘그들끼리의 지주회사’ 방안도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는 사견을 내비쳤다.한 외국계증권사의 은행당담 분석가는 “전북 대구 부산은행의 9월말 현재 총 자산을 합쳐도 26조6000억원에 불과하다”며 “경제적인 측면만을 고려한다면 대형 지주회사로 들어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정경준기자>news9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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