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전자 계열분리, 종합상사 매각 추진"

  • 입력 2000년 11월 15일 18시 50분


현대는 현대전자를 조기에 계열에서 분리하고 현대종합상사를 현대중공업이나 현대자동차에, 현대오토넷을 현대차에 넘기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현대는 또 서울 계동 본사사옥(1700억원)을 현대중공업과 현대모비스에 팔 계획이다.

현대차와 현대중공업측은 그러나 “그같은 안을 협의한 적도 없고 받아들일 계획도 없다”고 밝혀 현대건설의 자구안 발표가 난항을 겪고 있다. 정부는 이와 관련, 현대차와 현대중공업에 대해 “법이 허용하는 범위내에서 현대건설을 살리기 위해 최대한 지원을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 조속한 해결을 강력히 촉구하고 나섰다.

김재수(金在洙) 현대 구조조정본부장은 15일 “정몽헌(鄭夢憲) 현대아산이사회 회장이 정몽구(鄭夢九) 현대차 회장과 정몽준(鄭夢準) 현대중공업 고문을 곧 만나 이같은 안을 놓고 매듭지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관련기사▼
[현대건설 자구안]형제도움 없으면 실현 불투명
[현대건설 '자구안' 합의도 않고 왜 발표했나?]
정부-현대 '전자 처리' 이견…"아주 팔아라" "계열분리만"

김본부장은 또 “현대전자를 2002년 이전에 계열에서 떼어내기로 방침을 정하고 정몽헌 회장 및 현대상선과 현대중공업 등 현대계열사가 보유한 현대전자 지분(16.3%)을 3% 미만으로 낮출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대계열사가 보유중인 전자지분은 외국기관을 중심으로 한 국제 컨소시엄에 넘기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현대건설은 또 수행중인 해외사업 및 사회간접자본(SOC)사업을 다른 기업에 넘기고 분당지역 하이페리온(450억원상당)도 매각키로 했다. 이같은 계획이 모두 이뤄지면 9000억원가량의 자구대금이 마련된다.

한편 현대건설의 이같은 자구안에 대해 현대차측은 “현대종합상사는 자동차의 사업영역과 맞지않고 전자부품은 아웃소싱전략을 펴고 있기 때문에 상사와 오토넷은 인수할 이유가 없다”며 “양재동에 신사옥을 매입했기 때문에 계동사옥도 곤란하다”고 밝혀 현대측의 제안을 사실상 거부했다. 중공업측도 “종합상사와 계동사옥을 사들일 계획이 없다”고 밝혀 자구안의 공식 발표는 다소 늦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병기·이나연기자>eye@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