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의 몰입이 새로운 가치 창조" KAIST테크노경영대학원 김성

  • 입력 2000년 11월 7일 19시 27분


코스닥 주가가 떨어지고 벤처투자 열기가 급속히 냉랭해지고 있지만 액면가의 수백배를 웃돌아 이같은 벤처 침체 분위기를 전혀 딴세상 이야기란듯이 살고 있는 회사들이 있다.

바로 온라인 게임업체들이다. 온라인 게임산업은 미국과 캐나다 등 선진국에서 몸이 불편한 장애인들의 사회복지 차원에서 출발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한국에서는 새로운 벤처산업으로 꽃을 피우고 있는 것이다. ‘e 엔터테인먼트’를 선도해 나가고 있는 국내 업체들은 전세계에서 가장 충성스런 고객들을 확보하며 대만 일본 중국 미국 시장으로 뻗어나가고 있다.

이미 검증된 기술력과 탄탄한 ‘재미’를 바탕으로 외화벌이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엔씨소프트와 넥슨을 양대 산맥으로 하는 국내 온라인 게임산업의 성공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몰입의 경제학’을 이해해야 한다. 기존 경제학에서 효용의 대상은 재화와 서비스. 그러나 ‘e 엔터테임먼트’ 산업은 ‘고객의 몰입’이라는 전혀 새로운 경제적 효용 가치를 창출하며 과거에는 존재하지 않던 새로운 비즈니스를 창출하고 있다. 고객을 몰두시키는 것 자체가 새로운 경제활동(더 쉽게는 돈벌이)의 대상이 된 것. 고객을 ‘몰입’시키는 것으로 고객의 충성도를 높이고 재방문 재구매, 오랜 웹사이트 체류시간으로 이어간다. 일반 웹사이트들도 이제 고객을 몰입시키는 ‘e 엔터테인먼트’를 도입, 창출하지 않고서는 성장할 수 없다.

리니지와 바람의 나라 등으로 기반을 다진 온라인 게임업체들은 휴대전화 등을 이용한 게임으로 사업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인터넷을 이용한 ‘넷바둑’을 개발한 위즈게이트는 보드(바둑 장기 등 판위에서 하는 게임)게임 장르에서 선두에 서 있는데 LA로 이민 간 할아버지도 서울의 옛 친구와 바둑을 둘 수 있도록 하는 게임을 공급하고 있다. 경기도 용인의 놀이공원 에버랜드를 웹사이트 상에서 재현해 세계 최초로 테마파크형 게임포탈인 ‘게임 에버랜드’를 개발한 업체인 엔포에버는 국내에서의 성공을 기반으로 중국, 일본 시장으로 진출하고 있다. 라이코스코리아와 네이버를 비롯한 많은 검색 포탈 사이트들도 게임을 필수 콘텐츠로 삼고 있다.

미국의 학부모들이 아이들의 판단력과 지능 향상을 위해 게임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온라인 게임을 교육적으로 활용하는 교육적 엔터테인먼트(에듀테인먼트)에 대해 보다 많은 관심을 기울여 볼 만하다.

<구자룡기자>bonhong@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