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시장 전문가 진단]'퇴출 후속대책 급하다"

  • 입력 2000년 11월 6일 18시 30분


하나경제연구소 박덕배금융팀장은 “현대건설과 대우자동차의 유동성 위기가 해결되지 않았고 자금 공급원인 금융기관 구조조정이 아직 진행중이어서 내년초까지는 현재의 자금시장 경색이 크게 개선될 것 같지않다”고 전망했다.

LG경제연구소 이원흠상무는 “정부의 정책의지가 강력하기 때문에 잘 될 것으로 기대하지만 자금시장 상황은 여전히 유동적이어서 두고봐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기업의 옥석 가리기가 이뤄졌지만 12월에 10조9300억원, 내년 1∼4분기에 7조1300억원의 회사채의 만기가 집중적으로 돌아오고, 금융구조조정에 따른 혼란으로 자금중개 기능이 일시 마비될 가능성도 있어 시장정상화에 걸림돌로 작용할 전망.

전문가들은 그러나 향후 전망보다는 후속 대책이 더욱 시급한 시기라고 지적하고 있다.

한국은행 박재환금융시장국장은 “이번에 회생 판정을 받은 기업에 대해 얼마나 빨리 채권은행이 빚을 줄여주는 채무재조정을 실시해 정상적인 기업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해주느냐가 자금시장 안정의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또 7월말에 조성한 10조원 규모의 채권형펀드가 이미 소진된 상태이기 때문에 서둘러 2차 채권형펀드를 조성해 기업의 자금줄 역할을 하도록 해야 한다는 것.

삼성금융연구소의 정기영소장은 “은행에 충분한 공적자금을 투입해 이들 금융기관이 회생판정을 받은 기업뿐만 정상기업에 자금을 풀어야 한다”며 “채권시장과 주식시장 등 직접금융시장이 활성화 되기 위해서는 은행이 먼저 물꼬를 트는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정소장은 “이를 위해 현재 진행중인 정부 주도의 금융지주회사의 설립과 공적자금 투입 시기를 최대한 당겨야 한다”며 “현대건설 등의 처리가 늦춰질 경우 공적자금을 미리 조성해두었다가 문제 발생시 단계적으로 투입하는 방안도 미리 염두에 둬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향영리스크의 이정조사장은 “현대건설 처리를 계속 끌고가서는 절대 시장안정을 기대할 수 없기 때문에 정부 채권단 현대건설의 3자의 결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번에 기업부실이 증가하면서 여기에 보증을 서준 서울보증보험과 대한주택보증의 보증여력이 줄어들게 됨에 따라 이에대한 대책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박현진기자>witness@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