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예탁금 7조원대 회복...증시자금 들어오나

  • 입력 2000년 11월 2일 18시 52분


증시의 매수대기자금인 고객예탁금이 다시 7조원대를 회복했다.

증시를 빠져나갔던 자금이 조금씩이나마 돌아오고 있다는 얘기다.

이는 동아건설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중단과 현대건설 법정관리 검토 등 채권단과 정부의 기업구조조정 강도가 높아지면서 ‘구조조정 성공’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투자심리가 완전히 회복돼 본격적인 반등국면으로 진입했다는 지표로 보기는 어렵다는 것이 중론.

2일 증권업협회에 따르면 고객예탁금은 10월31일 전날보다 1146억원 증가한 7조290억원으로 다시 7조원대로 올라섰다. 주가반등에 대한 기대감이 작용한 탓이다.

예탁금은 30일 1200억원 감소한 6조9144억원을 기록해 올들어 처음으로 7조원대가 무너지면서 증시가 빈사상태에 빠졌다는 비관론이 나오기도 했다.

고객예탁금은 3월10일 12조4600억까지 급증한 이후 계속 감소세를 보여왔으며 10월 이후에는 하루 평균 500억∼1000억원 정도가 증시를 빠져나갔다.

이같은 증시이탈은 외국인이 주도했다. 한국은행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10월이후 26일까지 외국인들이 회수한 증시자금은 2억9000만달러에 달한다. 9월중 빼내간 9억3000만달러까지 합한다면 두달동안 약 1조원이 시장을 떠난 것이다.

하지만 기업구조조정이 강도높게 추진되면서 시장불확실성이 제거될 기미를 보이자 개인투자자를 중심으로 주가가 과도하게 많이 떨어진 종목에 매수세가 붙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증시가 거의 바닥국면에 왔다는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어 고객예탁금이 증가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는 낙관론을 펴기도 한다.

반면 동원경제연구소 강성모 차장은 “예탁금이 주말주초에 1000억원씩 들어왔다가 나가는 것은 자주 있는 일이므로 너무 큰 의미를 두지는 말라”고 말했다.

<김두영기자>nirvana1@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