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재래시장, 추석경기 명암 갈려

입력 2000-09-06 18:25수정 2009-09-22 0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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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을 앞두고 산업현장의 명암이 극명하다. 추석 보너스가 지난해보다 많이 지급되고 있는 가운데 중소기업 근로자들의 호주머니는 여전히 썰렁하고 자금사정도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크게 엇갈리고 있다. 백화점과 대형할인점은 고객들로 붐벼 ‘추석대목’을 실감하는 반면에 서울 남대문시장 등 재래시장에 오는 손님은 지난해보다도 적다. 국제통화기금(IMF)체제가 몰고 온 양극화가 추석을 앞둔 기업현장에서 더욱 두드러지고 있는 것이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다른 속내〓추석을 앞두고 한국경영자총협회가 1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상여금 지급실태’를 조사한 결과 70%가 상여금을 지급하고 절반 이상이 기본급 기준 100% 이상 지급할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가 전국 5인 이상 업체 301개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서도 추석 상여금을 지급하는 업체는 74.8%로 지난해보다 늘었다.

그러나 대기업 중 상여금을 지급하지 않는 업체들은 연봉제 도입 등으로 사실상 상여금을 지급하고 있어 중소기업과는 사정이 전혀 다른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지급계획을 밝히지 않은 중소기업 중 30% 이상은 상여금 지급계획이 없으며 나머지 업체는 자금조달 방안 등이 마련되지 않아 지급 여부를 정하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상여금을 지급하겠다는 중소기업들도 자금확보율이 72%에 그쳤다. 다른 기업들은 자금 확보와 관련해 판매대금 조기 회수나 어음할인 등의 방안을 찾고 있으며 10% 가량은 높은 이자를 주고 사채로 조달할 계획이라고 중기협측은 설명했다. 추석자금 조달이 ‘곤란’하다고 응답한 중소기업은 지난해 35.4%에서 올해는 50.3%로 늘었다.

기협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경기가 호전됐다는 분위기가 강해 근로자들의 기대심리도 높아졌기 때문에 중소기업들이 기본급 대비 기준으로 대기업과 비슷하게 상여금을 지급하려 하다 보니 자금마련을 위해 속앓이를 하는 기업인들이 많다”고 말했다.

▽계속되는 백화점과 재래시장의 양극화〓추석이나 설날 등 명절을 앞두고 백화점과 재래시장간의 양극화 현상이 몇 년째 계속되고 있다.

1일부터 추석 특별행사기간에 돌입한 대형 백화점들은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최고 2배까지 매출이 늘어났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가장 많이 팔리는 선물세트의 가격이 지난해 10∼15만원에서 올해 15∼25만원으로 10만원 가까이 오르는 등 지난해에 비해 판매가 배 가량 늘어 1∼4일 동안에만 매출이 880억원에 이른다고 말했다.

이에 반해 서울남대문시장¤의 김찬겸 주임은 “일부 특산품 매장을 제외한 남대문시장의 명절특수가 사라진 것은 벌써 10년 가까이 됐다”며 “최근에는 지방경기 침체, 대형 할인매장 급증, 자동차를 이용한 쇼핑 증가, 가격보다는 편리한 쇼핑 환경 선호 등의 원인으로 재래식 시장이 급속히 위축되고 있다”고 말했다.

▽택배 의뢰에도 대기업 중소기업 격차〓현대택배는 지난해 추석을 1주일여 앞두고 하루 10∼11만개의 박스를 배달했으나 올해는 물량이 70% 이상 늘어나자 기존 2000대의 배송차량에 300대를 추가 투입했다. 현대택배 관계자는 “선물배달을 의뢰하는 업체들은 대부분이 대기업”이라고 말했다.

<구자룡기자>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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