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팀 첫 간담회, "팀워크-시장신뢰 회복" 한 목소리

  • 입력 2000년 8월 9일 18시 45분


9일 처음 만난 새 경제팀 회의는 친숙한 ‘옛 동료’들이 많아서인지 차분하면서도 편안하게 진행됐다. 가벼운 상견례 형식이었으나 자신들에게 맡겨진 ‘숙제’를 의식한 듯 진지한 분위기였다.

가장 많이 강조된 건 역시 ‘팀워크’였다. 사회를 맡은 진념(陳稔)재정경제부장관은 사진기자들에게 포즈를 취하고 나서 자리에 앉자마자 “제2기 경제팀은 서로 협력해서 한 목소리를 내자”고 당부하는 걸로 말문을 열었다.

낙관론에 대한 경계, 개혁피로감에 대한 자성론도 잇따랐다.

“우리 경제의 펀더멘털이 좋다고 보는 것은 피해야 한다. 물론 거시 지표는 좋지만 해야 할 일이 산적해 있는 상황에서 그 같은 낙관론은 자칫 97년말 외환위기를 다시 초래할 수도 있다.”(진념장관)

“‘개혁피로감’의 실체가 무엇인지부터 파악해야 한다. 개혁 때문에 어떤 계층이 특히 어떤 손해를 보는지 알아야 한다.”(기획예산처 전윤철·田允喆장관)

‘정부에 대한 시장의 신뢰 회복’은 한목소리였다.

“정부가 원칙과 시장 시스템을 세워야 한다. 그래야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제거될 것이다.”

“정책은 시장과 ‘감’을 같이 해야 하는 데 그렇지 못했다.”

당장의 금융불안 극복을 넘어서 우리 산업의 중장기 비전 마련이 필요하다는 것도 강조됐다. 이를 위해 ‘금융과 실물의 접목’이 필요하다는 얘기들이었다.

“장기적으로 뭘 먹고 살 것인지에 대한 청사진을 마련해야 한다.”(산업자원부 신국환·辛國煥장관)

“반도체 경기에 대한 지나친 의존을 탈피해야 한다.”(전윤철장관)

규제 완화에 대해서는 특히 ‘의견일치’였다. 전윤철장관은 “규제완화를 예산과 연계시키겠다”고 했고 이남기(李南基)공정거래위원장은 “법령 따로, 현실 따로인 규제가 많이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이기호(李起浩)대통령경제수석은 의미심장한 한마디를 보탰다.“새 경제팀은 ‘후반기’ 경제팀이 아니라 ‘제2기’ 경제팀이다.”

‘후반기’가 갖는 부정적 뉘앙스를 경계하자는 각오가 담긴 듯했다.

<이명재기자>mj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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