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숭숭한 전경련.. 인재 떠나고 불화설마저

  • 입력 2000년 8월 3일 18시 28분


한국 경제단체를 대표하는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어수선하다. 임직원들이 잇따라 떠나는데다 내부불화설마저 나와 뒤숭숭한 분위기다.

공병호(孔柄淏) 전 자유기업원장이 벤처기업인 인티즌으로 옮긴데 이어 그와 함께 대표적인 ‘재계의 두 입’으로 꼽혀온 유한수(兪翰樹)전무도 연내에 전경련을 떠날 것으로 알려지자 조직이 상당히 흔들리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두 사람같은 ‘스타’가 아니라도 올들어 전경련을 떠나 벤처기업이나 기업연구소 등으로 옮긴 직원만도 10여명에 이른다. 전통적으로 자존심이 강한 ‘전경련 맨’으로서는 얼마전까지 쉽게 생각하기 어려운 일이었다.

전경련이 이처럼 흔들리는 이유는 뭘까. 얼마전까지 우리 사회에 두드러졌던 ‘벤처열풍’과 함께 전경련 내부에서 과거와 같은 결속력과 역동성이 줄어든데다 ‘외풍’을 받아야 하는 환경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공 전 원장과 유전무의 ‘이탈’역시 이런 분위기와 무관하지 않다. 두 사람은 대정부 관계 등에 대한 ‘강경발언’으로 당국에 ‘눈엣가시’였고 이 과정에서 전경련의 다른 핵심임원들과도 서먹서먹해졌다는 소문이 많다. 특히 유전무의 경우 전경련을 실질적으로 이끄는 손병두(孫炳斗)상근부회장과의 불화설도 일각에서 나온다.

그러나 손부회장은 “유전무는 내가 전경련으로 데려온 사람인데 둘 사이에 불화 같은게 있을 수 없다. 말 만들기 좋아하는 사람들이 터무니 없는 소리를 한다”고 일축했다. 유전무도 “대학선배인 손부회장과 전혀 그럴 사이가 아니다. 누가 잘못 알고 한 소리”라고 말했다.

<권순활기자>shk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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