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경제硏 "근로시간 단축 결국 기업도 이익"

  • 입력 2000년 8월 2일 19시 01분


근로시간 단축이 재계의 일반적 우려와 달리 기업에도 장기적으로 긍정적인 효과를 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삼성경제연구소는 2일 ‘근로시간 단축과 경쟁력’이라는 보고서에서 “근로시간 단축은 기업에 단기적으로는 비용 상승과 생산 차질 등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만 장기적으로는 생산 및 조직의 혁신과 근로의욕 증진, 경영시스템의 선진화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단기적으로 인건비 14.4% 증가〓근로시간 단축에 따라 기업이 감수해야 할 부정적인 영향으로는 △초과 근로, 추가고용으로 인한 노동비용 상승 △가동시간 단축으로 인한 생산 차질 △설비, 시설 이용률 저하에 따른 산출량 감소 △작업 재조직화, 자본 투자 등에 따른 비용 증가 등이 지적됐다. 특히 법정근로시간을 주 40시간으로 낮추고 실근로시간(99년 47.9시간)을 유지할 경우 인건비가 현재보다 14.4% 증가해 생산비용을 상승시키는 효과를 가져오는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시간당 임금 단가 인상은 각종 유급휴가, 연월차수당, 퇴직금 등에 영향을 미쳐 임금 인상 효과가 증폭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기업들이 근로시간을 단축하고도 기존의 생산량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인력을 채용하거나 초과근로수당을 지급해야 하는 상황에 처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됐다.

▽장기적으로는 기업의 경영시스템 선진화에 기여〓그러나 삼성연구소는 장기적으로 보면 기업이 이런 문제점들을 해결하기 위해 작업 방식을 개선하고 업무 프로세스를 혁신하는 방법으로 생산성을 높일 수밖에 없기 때문에 기업 경영에 도움이 된다고 주장했다.

특히 실근로시간이 줄고 근로자들이 더 많은 휴일과 휴가를 요구할 것이기 때문에 기업의 경영 혁신은 불가피하다는 것.

기업은 근로자 개개인이 창조하는 부가가치, 즉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시간 경영’에 더욱 관심을 기울여야 하며 생산 및 조직, 경영방식의 혁신을 추진해야 한다고 이 보고서는 지적했다. 또 기술 수준을 높이고 중복되고 가치가 낮은 업무를 폐지하는 등 경영 환경을 개선할 것이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보면 근로시간 단축이 기업에도 도움이 된다고 분석했다.

<이훈기자>dreamlan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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