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정보통신 합병임박, 주식매수권 청구 고민

  • 입력 2000년 7월 31일 18시 36분


주식수가 각각 1억주, 3000만주를 웃도는 LG전자와 LG정보통신의 초대형 합병이 임박한 가운데 두 회사 주주들의 주식매수청구권 행사기간이 1주일여 앞으로 다가왔다.

오는 9일까지 합병 반대의사를 밝히면 LG전자는 주당 3만740원, LG정보통신은 주당 6만9902원에 주식을 사준다. 주주들은 남은 기간 어떻게 행동하는게 유리할까.

▽막판까지 기다려라〓전자 주주들의 경우 9일까지 기다려 회사측의 매수가격과 주가를 비교해 매수가격이 높다면 매수청구권을 행사하는 게 단순계산상 유리하다.

흡수합병되는 정보통신은 좀더 복잡하다. 두 회사의 합병비율(LG정보통신 주식 1주당 LG전자 새 주식 2.1216주)도 감안해야 하기 때문. 합병비율을 고려할 때 정보통신주식 매수가격 6만9902원은 전자주식 매수가격 3만2948원에 해당한다.

따라서 LG정보통신 뿐 아니라 LG전자 주가까지 살펴 전자주가가 3만2948원을 밑돌 경우 매수청구권을 행사할 메리트가 생긴다.

정보통신 주주들은 LG전자 새 주식을 받으려는 경우에도 신주가 상장될 때까지 환금성(換金性)이 제약받는다는 변수도 감안해야 한다. 새 LG전자 주주들은 8월말부터 9월19일까지 주식을 매매할 수 없다.

▽계산하기 어려운 변수들〓막판 LG전자 매수가격이 주가보다 조금 높다고 해서 매수청구권을 행사하면 후회할 가능성도 있다. 계산기로 득실을 따지기 힘든 변수들이 있기 때문.

LG전자는 6월8일 공시를 통해 “소유하고 있는 LG정보통신 주식 837만4357주는 모두 소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회사내용이 같다면 주식수가 줄어들 경우 주당 가치가 높아져 주가가 오를 가능성은 높아진다.

주주들의 매수청구에 따른 합병비용 급증을 우려한 두 회사의 주가관리도 주요 변수. LG정보통신과 LG전자는 자기자금 1000억원을 은행권 자사주펀드에 맡겨 7월11일부터 본격적인 주가관리에 나섰다.

이밖에 합병을 통해 LG전자가 갖게 될 시너지(synergy)효과 역시 숫자로 따질 수 없는 대목이다.

▽기관들은〓합병승인 임시주총을 앞두고 두 회사 주식을 갖고 있는 기관투자가들의 태도는 엇갈린다.

정보통신 주식보유 19개 기관 중 15개는 반대의사를 밝혔다. 찬성은 4곳에 불과. 그러나200만여주(6.56%)를 갖고 있는 현대투신운용이 찬성, 주식수로는 찬성표가 많았다. 반면 전자의 경우는 반대 8개, 찬성 7개로 팽팽히 맞선 상태.

찬성의사를 밝힌 한 투신운용사(LG전자 주주) 관계자는 “임시주총 전에 찬성의사를 밝혔다고 해서 회사측에 주식매수청구를 할 수 없는 것은 아니다”면서 “여러 주가전망 보고서를 분석, 막판까지 고민을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정경준기자>news9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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