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제품 시장점유율 급증

  • 입력 2000년 7월 5일 18시 47분


‘일제가 몰려온다’

지난해 7월 수입선다변화 제도가 폐지된 이후 휴대전화 VCR 카메라 대형 컬러TV 자동차 등 일본 제품의 한국 시장 ‘공습’이 본격화되고 있다.

산업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6월 다변화가 해제된 16개 품목의 1∼5월 사이 수입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222.8%나 늘어났다. 특히 휴대전화 전기밥솥 컬러TV VCR 등 일제가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인 11개 소비재의 경우 수입이 939%나 증가했다.수입선다변화 제도 폐지이후 ‘일제가 한국 시장을 장악할 것’이라던 우려가 현실로 다가온 것이다.

▽일본제품 시장 점유율 급등〓수입선다변화제도는 한국이 심한 무역적자를 나타내는 국가를 대상으로 일부 품목을 지정해 이들의 수입을 금지하고 대신 다른 나라로부터의 수입이나 국내 생산이 늘어나도록 하기 위해 77년부터 시행된 정책.

정부는 외환위기 직후 인 98년 6월 40개 품목의 수입을 자유화했고 같은해 12월 32개 품목,지난해 16개 품목에 대한 수입을 완전 자유화함으로써 수입선다변화 제도를 완전히 폐지했다.

일본 업체들은 지난해 수입선다변화 제도가 폐지된 이후 본격적으로 한국 시장 공략에 나서 국산제품과 가격차가 적고 수요층이 제한적인 고가품과 세계적인 브랜드를 앞세워 서서히 한국 시장을 장악하기 시작했다.

98년말 수입이 자유화된 캠코더는 소니 파나소닉 JVC 등 일제의 시장 점유율이 50∼60%에 불과했지만 올해 상반기에는 70∼80%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캠코더 시장의 15%를 점유하고 있는 소니는 2002년까지 점유율을 45%로 높일 계획.

카메라도 렌즈교환식 카메라 분야에서는 일제가 85%의 시장을 장악하고 있고 컴팩트 카메라도 30%의 시장을 점유하는 등 소비가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컬러TV(25인치이상)나 전기밥솥,자동차,타이어 등도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는 점유율이 낮지만 꾸준히 소비가 늘고 있는 추세다.

▽수입을 유발시키는 산업구조가 문제〓가전제품 등 소비재의 수입 증가도 문제지만 부품이나 소재,기계류의 경우 문제가 더욱 심각하다.1∼5월중 부품소재 및 기계류의 수입 현황을 보면 수입액은 2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1.3%나 증가했다.이는 한국과 일본의 산업구조가 비슷한데다가 일본 기업에 비해 국내 업체들의 기술력이 매우 떨어지기 때문.신제품이라도 핵심 부품은 일본에서의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경기가 살아나면 곧바로 부품 수입이 늘고 무역수지가 악화되는 악순환이 이어진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일본 제품의 국내시장 침투에 맞서 국산제품의 일본시장 진출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야한다”며 “특히 기존의 부품 국산화 정책만으로는 이미 한계상황을 벗어난 만큼 만성적인 적자를 줄일 수 있는 획기적인 부품소재 육성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이훈기자>dreamlan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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