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원석 前회장, ‘前’자 빼려나…동아건설경영진 공모에 응모

  • 입력 2000년 7월 4일 18시 47분


현재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을 받고 있는 동아건설의 경영 책임을 지고 98년 자진사퇴했던 최원석(崔元碩) 전회장이 경영진 복귀를 추진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동아건설 채권단은 지난달 12일 고병우(高炳佑) 관리인 사직 후 공석 중인 회장과 사장을 공개모집키로 하고 지난달 30일까지 신청서 접수한 결과 부문별로 각각 20여명씩 응모했고 이 중에 최 전회장이 포함돼 있다고 4일 밝혔다.

또 최 전회장의 측근으로 알려진 이창복(李彰馥) 전 동아건설 사장과 정진삼(鄭鎭三) 전 동아건설 사장 등도 이번 경영진 공모에 응모한 것으로 알려졌다.

동아건설 임직원들의 최 전회장 복귀 요구도 거세다.

동아건설 기능직 모임인 동아건설노동조합(위원장 김상수)은 5월17일 청와대 국무총리실 재정경제부 금융감독위원회 등에 최 전회장을 복귀시켜달라는 호소문을 보냈다. 또 일부 일간지 5일자에 ‘최 전회장의 영입을 위해 죽기를 각오하고 투쟁하겠다’는 내용의 광고도 게재했다.

또 동아건설 임원들도 채권단에 공석 중인 회장 자리에 최 전회장을 복귀시켜줄 것을 요구하는 한편 지난달 말 열린 본부장 회의에서 최 전회장의 복귀를 요구하는 전직원의 서명을 받는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동아건설 관계자는 “고 전 관리인이 취임 후 신규 공사를 한 건도 하지 못하면서 경영 여건이 악화했다고 판단한 일부 임직원을 중심으로 최 전회장을 복귀시키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채권단 관계자는 “최 전회장은 스스로 경영 실패를 인정하고 경영권을 포기했던 사람”이라며 “동아건설의 경영 상태와 국민 여론 등을 감안할 때 최 전회장이 경영진에 복귀한다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황재성기자>jsonh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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