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자구책 발표]3父子 일문일답

  • 입력 2000년 6월 1일 00시 55분


정주영명예회장은 31일 오후 현대본사 사옥에 나와 몽구 몽헌 회장을 불러 이야기를 나눈 뒤 기자들과 만나 경영일선 퇴진을 재확인하면서 두 아들도 퇴진 결정에 승복했다고 밝혔다.

정명예회장은 김윤규(金潤圭) 현대건설회장의 부축을 받기는 했으나 비교적 건강한 모습이었으며 직원들이 기자들의 질문을 제지하려 하자 “괜찮아 또 물어봐” 하며 여유를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정몽구회장이 이날 밤 다시 경영일선 퇴진요구에 정면으로 반발하고 나서 향후 상황을 점치기 힘들게 됐다.

다음은 정명예회장 등 세 부자의 일문일답.

―(정명예회장에게)몽구회장이 퇴진 결정에 승복했나.

“당연하지. 모든 건 전문 경영인이 한다. 우리 회사에는 전문 경영인만 있다.”

―현대의 각 계열사는 어떻게 가는가.

“각사는 전문경영인 체제로 간다.”

―경영에서 완전히 퇴진하나.

“나는 뒤에 앉아서 (주주로서) 감독 관리만 한다.”

―(몽헌회장에게)경영일선에서 퇴진하는가.

“당신들이 그만큼 했으면 됐지.”

―공식입장을 발표하나.

“내일 공식입장을 발표할 것이다. 기자회견은 없다. 나는 이제 기자회견할 사람도 아니다,”

―(몽구회장에게)퇴진발표를 받아들이나.

“(고개를 끄덕이기는 했으나 승용차에 오르며)죄송합니다.”

20여분간 취재진의 질문에 답한 세 부자는 정명예회장 몽헌회장 몽구회장 순으로 정문을 나서 각각 차를 타고 떠났다.

<구자룡기자>bonhong@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