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그룹 채권발행 어려워 시장에 냉기류

  • 입력 2000년 4월 26일 11시 21분


현대그룹이 채권발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채권시장에 냉기류가 흐르고 있다.

26일 금융계와 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을 비롯해 현대계열사들이 채권발행에 나서고 있으나 채권발행이 원활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중공업의 경우 2천억원 규모의 3년만기 회사채를 발행하기로 하고 수요처를 찾고 있으나 은행 투신사 등 금융기관으로부터 외면받고 있다.

은행과 투신사 등 금융기관의 경우 4대그룹에 대한 회사채보유한도(그룹별 15%)에 걸려 매수를 하지 못하고 있다.

금융기관들이 인수에 난색을 표명하자 연기금에 인수를 타진했으나 연기금은 현대중공업측에 신용등급을 다시 받을 것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이와관련 "회사채발행을 추진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금액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며 "회사채발행을 위해 신용평가기관에 예비신용평가를 의뢰해 놓은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금융기관 채권담당 관계자들은 "현대그룹 계열사들이 회사채 인수의사를 타진해왔으나 인수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인수한도에 걸리기도 하지만 리스크관리차원에서도 가급적 피하고 있다는게 이들의 설명이다. 정부가 재벌그룹에 대해 세무조사를 실시하고 부당내부거래 조사를 하는 등 재벌그룹에 대한 고삐를 죄고 있는 것도 부담요인이라는 것이다.

이들은 현대그룹의 회사채를 인수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우선 4대그룹에 대한 회사채인수한도를 풀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대해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4대그룹에 대한 회사채인수한도를 풀지 여부를 검토하고 있으나 아직 결론이 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금융감독원의 또다른 관계자는 "문제를 잘 알고 있으며 금감원 내부적으로 푼다는 원칙을 세워놓고 있지만 재경부가 소극적이어서 아직 결론을 내지 못했다"고 말했다.

민병복 <동아닷컴 기자> bbm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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