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8社 주총 곳곳서 '진통'…소액주주들 항의 잇달아

  • 입력 2000년 3월 24일 19시 33분


상장 및 코스닥 등록기업 178개사의 12월 결산 정기 주주총회가 열린 24일 일부 주총장에서는 주가폭락으로 손실을 입은 소액주주들이 회사측에 고성과 욕설을 퍼붓는 등 소란이 벌어졌다.

이날 가장 관심을 끈 주총은 김진호사장과 미국계 릴츠펀드 대리인인 유신종 이지오스 사장의 경영권 분쟁으로 표 대결까지 예상된 골드뱅크. 그러나 양측은 주총 도중 협상을 벌여 이사회를 동수로 구성하고 김사장과 유사장이 공동대표를 맡는 조건으로 타협에 성공했다. 당초 오후 2시로 잡힌 골드뱅크 주총은 참석주주 수가 워낙 많아 주식 수를 파악하는 데 시간이 걸려 오후 2시50분경 시작됐으며 주총이 지연되자 소액주주들의 항의가 잇따랐다.

대우전자는 서울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그동안 소액주주들이 반대의사를 밝혀온 ‘신주 발행시 최저발행가격을 1000원으로 한다’는 의안을 승인한 뒤 주총을 마쳤으나 소액주주들이 주총에 하자가 있다며 주총 무효소송 제기 방침을 밝히는 등 강력히 반발했다. 농협중앙회가 최대주주인 남해화학도 서울 극동빌딩에서 주주총회를 열었으나 여수 공장에서 상경한 50명의 노조원들이 단상을 점거해 한때 주총이 중단되는 등 소란을 겪었다.

코스닥기업 중 최근 주가하락으로 소액주주들의 반발이 심했던 다음커뮤니케이션즈와 새롬기술의 주총에서는 별다른 소란은 발생하지 않았지만 구체적인 주가관리 대책이 발표되지 않자 주주들의 실망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이강운기자>kwoon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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