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봉균경제팀 출범100일/성과와 과제]실물경기 회복

  • 입력 1999년 8월 31일 18시 59분


대우그룹 사태로 경제불안이 계속되는 가운데 강봉균(康奉均)재정경제부장관을 팀장으로 하는 2기 경제팀이 1일로 출범 100일을 맞았다.

5월24일 출범한 강봉균경제팀이 맡은 과제는 금융 및 기업구조조정을 마무리하고 경기회복을 지속시키는 것.

최근까지 경기회복세는 호조를 보이고 있어 두개의 과제중 하나는 성공적이라는 평. 하지만 대우구조조정에 대한 후속조치 미흡으로 금융시장불안이 지속되고 서울과 제일은행의 해외매각이 사실상 무산되면서 현 경제팀의 위기관리능력에 대해 회의적인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강장관은 31일 기자간담회에서 “경제가 국제통화기금(IMF)구제금융 이전수준을 회복했을뿐만 아니라 저물가―저금리체제를 30여년만에 정착시키는 등 성공적인 결과를 가져왔다”고 자평했다.

▼"올 흑자 200억달러"▼

▽실물경제 좋아지고 있다〓강장관은 “산업생산이 IMF 이전수준을 넘어섰고 투자도 3·4분기(7∼9월)중 IMF 이전수준을 회복할 것이며 국제수지흑자도 올해 200억달러를 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업자수는 4월중 154만6000명에서 7월 134만9000명으로 감소해 실업률이 7.1%에서 6.2%로 떨어졌다. 가용외환보유액은 7월에 640억 달러로 3개월전의 564억 달러에 비해 13.5% 증가했다. 환율과 물가도 유례없는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구조개혁 잇단 악재▼

▽구조개혁은 부진하다〓2기 경제팀의 가장 중요한 과제는 기업 금융구조조정을 마무리하여 새로운 성장기반을 마련하는 일이다.

강장관은 “구조개혁은 새 천년을 위한 준비이며 지금의 위기상황은 전화위복이 될 것”이라며 구조개혁의 강력한 추진을 다짐했다.

하지만 대한생명 해외매각 무산에 이어 서울은행 매각협상도 무산되는 등 구조개혁은 뜻대로 되지 않고 있다.

게다가 삼성자동차―대우전자 빅딜 무산, 대우 계열사들과 관련 금융기관의 유동성 위기 등의 사태가 잇따라 빚어지는 등 악재가 게속되고 있다.

다만 역대 정권이 말로만 재벌개혁을 외치고 결국 꼬리를 내렸던데 비해 새 경제팀은 재무구조개선은 물론 지배구조개선에도 손을 대는 등 강한 추진력을 보여주고 있다는 평이다.

▼시장불안 대처 미흡▼

▽불안한 위기관리능력〓대우그룹 구조조정에 대한 정부의 강력한 정책에도 불구하고 금융시장은 여전히 불안한 모습이다. 시장이 현 경제팀의 위기관리능력을 신뢰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거시경제를 주로 다뤄온 강장관 이기호(李起浩)경제수석이 금융시장 등 미시분야에 대한 이해가 부족, 시장불안에 적절히 대처하지 못한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강봉균경제팀은 대우구조조정을 발표하면서 시장불안을 전혀 예측하지 못했다가 뒤늦게 특단의 조치를 마련하는 등 갈팡질팡하는 모습을 연출하기도 했다.또 강장관에게 지나치게 힘이 쏠리면서 경제부처간 견제와 균형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임규진기자〉mhjh2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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