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백화점, 店長에 '차장급' 발탁 승부수

  • 입력 1999년 8월 24일 18시 19분


보통 이사급이 맡는 백화점 점장에 차장급이 파격적으로 발탁됐다. 주인공은 27일 인천시 부평구 부평1동에 문을 여는 롯데백화점 부평점의 윤정호(尹鋌浩·42)점장.

윤점장의 초고속 승진에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83년 롯데그룹 공채로 입사한 그는 업계에서 알아주는 영업전략의 ‘1인자’.

그는 초년 바이어 시절부터 탁월한 정보분석력으로 다른 업체의 전략을 예상해 자사 영업전략을 수립하는 등 뛰어난 기획력을 발휘했다. 88년에는 롯데백화점을 업계 최초로 올림픽 공식스폰서로 만들었으며 올림픽과 연계한 다양하고 기발한 영업전략으로 진가를 발휘했다.

롯데가 차장급인 윤점장을 부평점장으로 발탁한 데는 최대의 격전지로 떠오른 이 지역에서 실추된 이미지를 회복하라는 ‘특명’이 담겨 있다.

롯데는 올 4월 롯데 분당점을 오픈했지만 ‘터줏대감’인 삼성플라자에 밀려 유통업계 1인자의 자존심을 구긴 채 고전 중이기 때문. 롯데가 들어가면 1위를 한다는 전통이 처음으로 깨진 것.

부평 지역은 반경 1㎞에 현대백화점 부평점이 있고 인근에 신세계백화점구월점을 비롯해 LG백화점부천점 인천백화점 희망백화점 뉴코아구월점 등 백화점만 7개가 밀집해 있다. 더구나 E마트 까르푸 마크로 한화마트 킴스클럽 등 8개의 할인점이 들어서 웬만한 영업 능력과 서비스로는 ‘생존’자체가 어려울 정도.

“1인자라는 우월감 때문에 고전하고 있는 분당의 경험을 타산지석으로 삼아 부평지역에서 롯데의 위력을 발휘해 보겠습니다.”

〈이 훈기자〉dreamland@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