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널뛰기 계속될것』…내주 900접근후 조정전망

  • 입력 1999년 6월 10일 19시 27분


‘상식적으로는 설명이 되지 않는 장세다. 럭비공 같은 주가의 속성을 실감한다. 종잡을 수 없다.’(증권사 투자분석부 관계자들)

3일 새 주가가 사상 최대의 폭등과 폭락을 거듭하는 기이한 장세가 펼쳐지고 있다.

추격매도냐, 저점매수냐 어느 쪽에 줄을 서야할지 몰라 우왕좌왕하는 투자자들의 모습을 한 증권전문가는 ‘방향 잃은 새끼오리떼’에 비유했다.

▽혼란에 빠진 개인투자자들〓증권사 객장에 나온 한 투자자는 “폭등 폭락이 워낙 심해 뭘 어떻게 해야 할지 참 난감하다”며 어리둥절한 모습이었다.

대신증권 하계동지점 관계자는 “오를 때는 기관들만 배부르고, 떨어질 때는 개인들의 손실폭이 커지는 양상”이라고 말했다.

그런가하면 LG증권 광주지점 서영성차장은 “폭락장에서도 대세상승 국면이 이어지고 있다는 ‘믿음’이 강해서인지 고객들의 동요가 생각만큼 크지 않은 것 같다”고 전했다.

▽널뛰기 장세의 배경〓10일 주식시장의 관심은 9일 폭락장의 ‘배턴’을 이어 추가하락할 것이냐, 아니면 반등세로 돌아서느냐에 모아졌다.

주가는 개장초반부터 혼조양상을 보였다. 개장초 7포인트 오름세→오전 9시15분 10포인트 하락→오후 1시10분 34포인트 상승→1시40분 18포인트로 상승폭이 좁혀지다가 장 막판에는 무려 52포인트 이상 급등하면서 장을 마감했다.

이날 주가의 널뛰기현상은 6월말 선물 만기일 영향이 컸다는 분석. 4천억원대에 이르는 프로그램 차익거래 매수잔고 중 일부가 10일 매물로 나오면서 주가가 10포인트 이상 급락하자 투신권과 외국인들이 저가 매수주문을 쏟아내면서 주가가 폭등세로 돌아섰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

결국 최근 폭등락장은 11일 연속 158포인트 상승한 상황에서 6월물 선물 만기일이 다가오자 단기급등에 대한 불안감이 일시에 폭발한 것으로 볼 수 있다는 것. ‘기관화장세’의 부작용이 점점 현실화되고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향후 전망〓대우증권 리서치센터 이종우(李鍾雨)연구위원은 “주가수준이 많이 높아진 상황에서는 ‘악재 같지 않은 악재’도 장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그러나 주식매수 자금이 워낙 풍부한 상태여서 추가상승 여력은 충분하다”고 분석했다. 대신증권 나팀장은 “다음주 중 900선까지 다가갔다가 잠시 조정을 받게 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그렇지만 앞으로도 주가 널뛰기 장세는 계속될 전망. 기관투자가들이 대부분 보유하고 있는 삼성전자 등 빅5종목들이 스폿펀드 청산 등으로 한꺼번에 매물로 나올 경우 주가급락은 불을 보듯 뻔하다는 것. 또 선물시장이 현물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커지면서 만기일이 다가올수록 급등락 양상은 더욱 심해질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강운기자〉kwoon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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