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업公, 부실채권 7,700억 매각…6개 투자기관서 매입

  • 입력 1999년 5월 28일 19시 45분


성업공사가 금융기관에서 인수한 부실채권 7천7백24억원어치를 28일 경쟁입찰을 통해 국내외 6개 투자기관에 성공적으로 매각했다.

이번 입찰에는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리만브라더스 뱅커스트러스트 현대투자신탁 동양종합금융 등 국내외 투자기관 9곳이 단독으로 또는 짝을 이뤄 참여했다. 국내투자자들이 입찰에 참여한 것은 이번이 처음.

낙찰가격은 채권원금의 16%선으로 작년 매각가격(채권원금의 12%)보다는 높아졌다. 부실채권 정리에 투입된 국민 세금을 그만큼 더 많이 회수한 셈.

이번에 매물로 나온 채권은 9천1백49억원어치로 작년에 5개 퇴출은행과 종금사들로부터 넘어온 진로 대농 등 1백20여 기업의 법정관리 및 화의 채권.

성업공사는 이를 네 묶음으로 나눠 입찰에 부쳐 세 묶음 7천7백24억원어치를 채권원금의 16%선인 1천2백38억원에 팔았다. 골드만삭스―현대투자신탁―현대증권 컨소시엄이 두 묶음을, 모건스탠리―서버스펀드―동양종금 컨소시엄이 한 묶음을 낙찰받았다. 종금사와 보증보험에서 나온 나머지 한 묶음의 채권은 인기가 없어서 유찰됐다.

매입원가가 7백억원대임을 감안하면 성업공사는 5백억원 가량의 매매차익을 얻은 것. 성업공사는 매각대금을 기금채 이자를 갚거나 향후 부실채권을 인수하는 데 쓰게 된다.

매각주간사인 어니스트앤영의 잭 로드만 상무는 “이번 입찰에 대비해 2백∼3백명의 외국투자자들이 몰려 서울의 리츠칼튼 노보텔엠배서더 인터컨티넨탈 등 주변 호텔이 한달간 초만원을 이루었을 정도로 입찰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고 말했다.

그는 “골드만삭스의 경우 처음에는 단독으로 입찰에 나섰으나 모건스탠리가 동양종금과 손을 잡는 것을 보고 정보력에서 밀릴까봐 서둘러 현대증권 등과 손을 잡았다”고 입찰 열기를 전했다.

로드만 상무는 “한국은 부실채권의 질, 매각 조건 및 매각 절차의 투명성 면에서 일본이나 태국보다 훨씬 매력적”이라며 “경기전망도 좋아 다음번에는 더 좋은 값을 받아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성업공사는 앞으로 매월 한두차례 국제입찰을 실시해 올해 중 16조4천억원 규모의 부실채권을 단순매각 또는 자산담보부채권 발행 방식으로 처분할 계획이다.

〈이철용기자〉lcy@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