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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1998년 11월 17일 19시 1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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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채 신용등급은 한 나라의 경제적 대외신용도를 대표하는 것으로 일본정부 기업 금융기관의 신인도가 타격을 입게 됐다.
무디스사는 “장기 경기침체와 국가재정 악화로 일본경제의 불투명성과 위험도가 높아져 일본국채 신용등급을 격하한다”고 밝혔다.
일본은 이에 따라 서방선진7개국(G7)중 캐나다에 이어 최고의 신용등급에서 탈락한 두번째 나라가 됐다.
무디스사는 올해 4월 일본국채의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변경했으며 7월에는 ‘신용등급 격하를 검토중’이라고 발표했었다.
일본국채 신용등급 격하는 유럽 신용평가기관인 피치IBCA에 이어 두번째이지만 영향력은 무디스사가 훨씬 크다. 이날 도쿄(東京)금융시장에서 개장초 폭등세를 보인 엔화가치는 무디스사의 발표후 보합세로 돌아섰다. 등급격하가 예상됐던 일이어서인지 주가는 소폭 하락에 그쳤다.
무디스는 올 7월 “일본국채 신용등급 격하를 검토중”이라고 발표하면서 “일본경제의 회복조짐이 없으면 등급격하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못박은 바 있다.
무디스사의 등급인하조치는 내용 뿐만 아니라 시기적으로도 일본에 타격이 될 전망이다.
무엇보다 오부치 게이조(小淵惠三)총리가 16일 경기부양책으로는 사상최대규모인 24조엔의 긴급경제대책을 발표한 다음날 이 조치가 나와 일본정부의 체면이 형편없이 구겨졌다.
미야자와 기이치(宮澤喜一)일본대장상이 이날 “세계 최대 외환보유국인 일본의 신용등급을 낮춘 것은 납득할 수 없다”고 불만과 당혹감을 나타냈다.
일본은 무디스사의 조치를 계기로 말레이시아에서 열리고 있는 제7차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회의에서 신용평가기관에 대한 감시강화를 적극 주장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등급인하에는 일본금융산업의 취약성 및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총체적인 재정위기도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무디스사는 이날 등급격하를 발표하면서 “최근 수년간 일본정부의 대책은 국내경제에 대한 신뢰를 충분히 회복시키기에는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이같은 국가신용도 하락에 따라 일본의 해외자금조달시 적용되는 가산금리(저팬프리미엄)도 높아질 전망이다.특히 경쟁력 있는 제조업체보다는 부실에 시달리는 금융기관의 외화차입에 어려움이 초래될 것으로 보인다.
〈도쿄〓권순활특파원〉shk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