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드]가죽의류 『아 옛날이여』…판매-생산 二重苦

  • 입력 1998년 11월 3일 07시 32분


겨울철 고급상품으로 인기를 누리던 가죽제품의 영화(榮華)는 옛말.

불황의 여파로 가죽의류가 사라지고 있다. 무스탕 가죽재킷 같은 고급의류 판매가 예년의 20% 수준으로 급전직하했다.

백화점업계에 따르면 가죽의류 매출규모는 지난해 3천8백억원에서 올해는 8백억원에 그칠 전망. 구두 핸드백 지갑 등 잡화의 경우도 가죽 대신 값싼 모직 등 다른 소재로 만들어진 제품판매가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가죽의류가 제철을 맞고도 힘을 못쓰는 이유는 소비위축으로 수십만원에서 수백만원대의 제품을 선뜻 구입하는 소비자가 거의 없기 때문.

더구나 국내 가죽의류 생산업체들은 IMF 이후 80%가 도산할 정도로 산업기반 자체가 무너져 지난달말 현재 20여개 업체만이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원자재를 수입에 의존하다가 엄청난 달러 환차손과 소비위축의 악재를 이기지 못한 것.

올들어 1년 내내 재고상품을 싼 값에 떨이판매해온 유통업체들은 가죽제품 시즌을 맞았어도 손님이 없는데다 어쩌다 손님이 오면 팔 물건이 없다고 아우성이다. 주요 백화점들마저 제철을 맞아 물건을 구할 수 없어 장을 열지 못하는 형편.

가죽제품이 물러간 자리에는 값싼 ‘IMF형 대체상품’이 겨울 주력상품으로 등장했다. 면을 특수가공해 피혁과 똑같은 느낌을 주는 인조무스탕이나 오리털파카 패딩재킷 등이 올 겨울 가죽제품의 자리를 메울 제품들.

〈김승환기자〉shean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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