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그룹 계열사들도 자금난…CP등 발행 어려워

  • 입력 1998년 7월 28일 19시 45분


자금사정이 비교적 넉넉한 것으로 알려진 5대그룹 계열사들마저 최근 중장기 자금조달계획을 짜는 데 애를 먹고있다. 국제통화기금(IMF)체제 들어 유력한 자금창구로 부상한 기업어음(CP) 사모사채 등의 발행이 정부의 ‘대기업 자금줄 죄기’에 밀려 어려워진 탓.

금융감독위원회는 24일 은행 신탁계정과 투자신탁회사는 향후 6개월내에 동일기업이 발행한 △CP를 총신탁자산의 1%까지, 동일계열의 경우 5%까지만 보유하도록 하고 △사모사채에 대한 투자한도도 총신탁자산의 10%에서 3%로 줄이도록 했다.

이 조치는 5대그룹에 몰리는 자금흐름을 돌려 중견 중소기업의 자금난을 덜고 금리를 낮추겠다는 게 그 배경.

5대그룹 자금담당은 이 조치로 즉각 비상이 걸렸다. ‘우량계열사를 제외하면 대부분 CP발행한도에 걸리기 때문에 단기 자금운용을 전면 수정해야 한다’는 난감한 입장.

H종금 투신업무 관계자도 “줄어든 한도에 맞추려면 만기가 임박한 5대그룹 계열사 CP를 상환받는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주식시장마저 종합주가지수가 불과 10여일새 370과 330 사이를 오가며 널뛰는 바람에 모처럼 증자를 검토했던 대기업들이 보류로 돌아서는 등 직접자금시장이 정상화되지 못하고 있다.

5대그룹은 이에따라 최근 (공모)회사채시장으로 몰리는 기현상을 보이고 있다. 27일에만 △삼성전자가 4천억원 △㈜대우가 3천억원 어치를 발행했고 이번주 소화할 물량만 2조원에 가깝다.

〈박래정기자〉eco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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