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코아 화의기각 안팎]한라-청구등 처리 큰영향줄듯

  • 입력 1998년 4월 9일 06시 53분


뉴코아의 화의신청이 8일 기각됨에 따라 뉴코아의 운명은 물론 현재 화의신청중인 한라그룹 청구 쌍방울 미도파 나산 등의 처리방향에도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뉴코아에 처음으로 적용된 새 화의법에는 “부실경영의 보호막으로 화의를 악용하는 것을 더 이상 용납하지 않겠다”는 정부와 법원의 의지가 담겨 있기 때문이다.

재판부는 이날 “경제성이 없는 대기업의 화의를 수용할 경우 금융기관 부실과 국민 부담은 물론 우량기업보다 무리한 차입경영으로 파탄에 이른 부실기업이 혜택을 받는 잘못된 결과를 빚는다”고 단호한 입장을 밝혔다.

이에 따라 이번 기각 결정을 계기로 현재 화의 결정을 기다리고 있는 대기업의 화의가 기각될 가능성이 커진 것은 물론 앞으로 대기업의 화의신청도 양상이 크게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뉴코아그룹의 경우 자체적인 재기능력이 없는 점을 감안할 때 마지막 카드인 법정관리 신청을 통해 경영정상화를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설령 법정관리에 들어가더라도 뉴코아의 재기 가능성에 대해선 회의적인 시각이 지배적이다.

결국 뉴코아의 운명은 일정 기간 법정관리를 거친 후 제삼자 매각 쪽으로 가닥이 잡힐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뉴코아가 매물로 나올 경우 이를 누가 인수할지도 관심을 모은다. 전국적으로 14곳에 있는 백화점과 21곳에 분포한 킴스클럽(할인점)은 상당수가 요지에 자리잡아 유통업체들이 군침을 흘려온 점포들. 매장 입지를 보는 눈이 남다른 오너 김의철(金義徹)회장이 확보하고 있는 수도권 등지의 점포 부지도 내심 눈독을 들이는 곳이 많다.

실제로 작년부터 LG백화점 등 국내업체는 물론 월마트 등 국내진출을 노리는 외국업체들이 뉴코아의 일부 점포를 인수한다는 설이 끊임없이 나돌았다. 이번 화의 기각으로 ‘뉴코아 신화’는 몰락할 처지에 놓였다. 80년 지금의 잠원동 본점 지하 매장에서 4백80평규모의 슈퍼마켓으로 출발한 뉴코아는 17년만에 순수 유통업체로는 처음으로 30대그룹에 진입하는 등 한때 유통업계의 기린아로 떠올랐다. 그러나 빚을 얻어다 점포를 불려나가는 식의 다점포 전략이 IMF라는 복병을 만나면서 결국 힘없이 무너지고 말았다.

〈이명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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