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보증보험대출」사실상 중단…신규-만기연장 거부

  • 입력 1998년 4월 4일 20시 34분


은행들이 보증보험회사의 보증서를 받고 대출하던 것을 대부분 중단, 서민들이 대출받기가 훨씬 까다로워졌다.

게다가 일부 은행이 보증보험 담보 대출은 만기연장을 거부하고 대출금을 갚거나 부동산담보를 내놓을 것을 요구하고 있어 은행돈을 빌려쓴 대출고객과의 사이에 마찰이 예상된다.

4일 금융계에 따르면 한미은행은 이미 각 지점에 공문을 보내 보증보험을 정규담보에서 제외토록 지시했다.

1일부터는 보증보험에 의한 신규대출을 중단하고 5월1일부터는 만기를 연장해야 하는 기존의 보증보험 대출에 대해 신용대출로 전환하거나 부동산 담보를 가져오도록 고객에게 요구한다는 것.

다만 이달중 만기가 돼 대출연장을 요청하는 고객에게는 대출금의 20%를 갚는 조건으로 나머지 80%를 연장해주기로 했다.

외환은행 등 대부분의 시중은행들도 보증보험을 담보로 한 신규대출을 사실상 중단한 상태. 또 은행내부규정을 바꿔 보증보험을 정규담보에서 제외하는 작업을 하고 있으며 조만간 만기연장을 포함한 보증보험 대출을 전면중단할 방침이다.

보증보험 대출은 부동산 담보가 없거나 은행에서 요구하는 수준의 신용이 없을 경우 대출액의 1%에 해당하는 연간 보험료만 내면 대출이 가능하기 때문에 소규모 자영업자 등 서민들에게 인기가 높았다. 앞으로 은행들의 계획대로 된다면 보증보험 대출을 받은 상당수 고객은 별도의 부동산담보를 제공하지 못할 경우 대출 상환요청에 시달리게 된다.

은행들이 이처럼 보증보험 대출을 꺼리는 것은 보증보험회사의 담보가치가 떨어졌기 때문. 외환은행의 한 관계자는 “정부가 이달 1일부터 보증보험을 지급보장 대상에서 제외한다고 했다가 이를 재검토한다고 밝혔지만 보증보험회사가 자본잠식 상태에 빠져 담보가치가 떨어지는 바람에 국제결제은행(BIS)기준 자기자본비율을 높이려는 은행으로선 대출을 회수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97년말 현재 보증보험부 대출 잔액은 △서울 2천4억원 △한일 7백44억원 △외환 3백90억원 △제일 2백13억원 △주택 1백80억원 △국민 1백61억원 △상업 1백억원 등 시중은행 전체로는 5천억원이 넘는다.

〈송평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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