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은행 『아시아 경제위기는 투자실패 탓』

  • 입력 1998년 3월 25일 19시 59분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들은 국내의 높은 저축률에도 불구하고 효율적으로 투자하지 못해 경제위기를 초래했다고 세계은행이 25일 98년 세계개발금융에 관한 보고서를 통해 밝혔다.

세계은행은 이날 워싱턴과 홍콩 도쿄(東京)에서 동시에 올해 세계개발금융 전망에 대한 설명회를 갖고 한국과 태국 등은 90년대 들어 투자의 질과 수익성이 떨어지는 경향을 보여왔다고 지적했다.

한국의 경우 83∼89년에는 GDP의 30%선이었던 투자가 95∼96년에는 38%로 늘어났으나 같은 기간 동안 경제성장률은 10%에서 8%로 떨어져 투자 효율성이 저하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보고서는 투자효율성 저하의 원인으로 방만한 감독체제와 미숙한 금융개방정책, 불충분한 정보공개 등을 지적하고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금융위기의 원인을 만족스럽게 설명할 수 없다고 밝히면서 투자자의 신뢰성 상실이라는 심리적 요인을 중요한 변수로 꼽았다.

한편 세계은행은 아시아의 경제위기가 전체 개발도상국의 신뢰에 악영향을 미쳐 지난해 11,12월 두달동안 국제시장에서 채권을 발행할 수 있었던 국가는 아르헨티나 한 군데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이것은 10월까지 35개국이 다양한 형태의 채권을 발행했던 것과 매우 대조적인 결과라고 이 은행은 덧붙였다.

이에 따라 세계은행은 올해 세계경제 성장률을 지난해 6월의 전망치보다 0.5%포인트 낮은 2.6%로 하향 조정했다고 발표했다.

〈워싱턴〓이재호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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