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부-공정위 보고]「재벌,개혁과제 이행」거듭 촉구

  • 입력 1998년 3월 16일 20시 11분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재벌과 은행의 근본적 개혁 없이는 경제적 효율을 이룰 수 없다는 확고한 소신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김대통령이 16일 재정경제부와 공정거래위원회 업무보고에서 개혁에 미온적인 재벌들을 겨냥, 재벌개혁을 지속적으로 추진해나갈 것임을 분명히했다.

김대통령은 “재벌총수들과 합의한 투명성확보 상호지급보증해소 재무구조개선 주력기업중심체제 소유자책임강화 등 5대 개혁과제를 반드시 이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지난 2월말 은행주총에서 부실 은행장들이 재선임된 점을 거론하며 금융권 구조조정이 좀 더 철저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김대통령은 “지금과 같은 고금리로는 기업들이 살아남기 어렵다”며 국제통화기금(IMF)과의 금리인하에 관한 합의 가능성을 질문했다. 재경부는 “IMF도 금리인하의 필요성을 공감하고 있다”면서 환율이 하향 안정세를 보이고 있으므로 한국은행의 환매조건부채권(RP) 입찰금리를 현행 24% 대에서 2∼3% 포인트 낮추어 콜금리 등 시중 실세금리를 떨어뜨릴 계획이라고 보고했다.

김대통령은 재벌 은행 등의 근본적 개혁을 요구하면서 중소기업 서민층 등 경제적 약자에 대해서는 정부의 지원과 배려를 촉구했다.

그는 중산층이 혜택을 보도록 중소기업을 육성해야 하며 출판업계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대통령은 서민들의 피부물가를 정확히 반영하는 생활물가지수의 개발을 지시했다. 물가안정이 새 정부가 당면한 중점 과제라는 인식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는 효율과 형평을 동시에 추구해 나갈 것임을 되풀이 천명했다. 불로소득자를 철저히 추적, 세금을 걷어야 하며 토지보유에 중과세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 나온 것이다.

김대통령은 외환위기 극복은 외자유치에 달려있는 만큼 재경부가 외국인투자의 걸림돌을 적극 제거해야 한다고 말했다.

재경부와 공정거래위 관계자들은 업무보고가 끝난 뒤 “김대통령이 해박한 경제지식을 과시, 경제대통령으로서의 면모를 유감없이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대통령과 실무국장간의 단순한 질의응답 수준을 넘어 열띤 토론으로까지 발전하지는 못했다.

김대통령이 한꺼번에 너무 많은 과제를 지시, 실천 가능성은 그만큼 떨어졌다는 지적도 나왔다.

〈임규진기자〉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