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상부씨 포철회장 내정]TJ사단 복귀로 『새판짜기』

  • 입력 1998년 3월 16일 07시 38분


‘박태준(朴泰俊·TJ) 사단’인 유상부(劉常夫) 전 포항제철 부사장이 신임 회장에 내정됨에 따라 포철 임원진의 대폭적인 물갈이와 경영에 한바탕 격변이 예고되고 있다.

유씨의 포철진입은 전적으로 박전회장의 의중이 반영된 결과다.

박전회장은 김영삼(金泳三)정부가 포철경영을 엉망으로 만들었다며 김만제(金滿堤)현 회장체제에 대해 “아마추어식으로 포철을 운영, 잘못된 방향으로 이끌고 있다”고 비판해온 것으로 측근들은 전하고 있다. 이에 따라 TJ측은 17일 주주총회를 계기로 임원급을 대폭 교체하는 등 김회장 체제 청산 작업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TJ측은 그간 “포철의 적정 생산량은 2천1백만t인데도 김회장은 이를 6백만∼7백만t이나 초과하는 과잉설비를 했다”고 지적해 왔다. TJ측에선 “이런 과잉투자를 바로잡지 않고는 포철의 장래도 낙관할 수 없다”는 판단이다.

유전부사장은 철강기술 부문의 최고 권위자인 자신의 ‘장기’를 내세워 한보철강, 기아특수강문제와 신세기통신의 경영권 단일화 등 산적한 현안 돌파에 본격 나설 것이라고 TJ측의 한 인사는 전했다.

유전부사장의 또 한 가지 발탁 배경은 그가 ‘TJ 4인방’중 가장 정치색이 덜한 인물이기 때문이란 분석도 있다. 정치가 공기업을 좌지우지한다는 여론의 질책을 피하려는 배려가 작용했다는 얘기다.

이구택(李龜澤)포철소장의 사장 승진도 ‘공채1기 시대’를 연다는 명분을 살려 TJ 사단 복귀의 충격을 최소화하려는 의도가 다분히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박전회장도 “될수록 내부를 흔들지 말아야 한다”고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무튼 유회장 체제의 가동은 포철에 다시 한번 정치적 파장을 불러올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이명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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