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층빌딩시대]國富-첨단기술 상징 「하늘도시」경쟁

입력 1998-03-11 07:31수정 2009-09-25 19:24
공유하기뉴스듣기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반도체 유전자 나노테크놀러지…. 최근 현대 과학의 주요 관심 대상은 ‘작은 세계’였다. 누가 더 작고 정밀하게 만들어낼 것인가, 눈으로 보이지 않는 세상에서 누가 무엇을 발견할 것인가가 과학의 화두였던 것이다.

하지만 예로부터 ‘거대함’이 국부(國富)와 첨단 기술의 상징이었다. 이집트의 피라미드가 그랬고 중국의 만리장성이 그랬다. 노동력도 필요했지만 거대 건축물은 시대를 대표하는 첨단 테크놀러지가 없으면 세워질 수 없었다.

과연 현대를 상징하는 건축물은 무엇일까. 현대의 건축물에는 어떤 첨단 테크놀러지가 사용될까.

지난해 8월 말레이시아 수도 콸라룸푸르에서 완공된 페트로나스 트윈 타워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빌딩. 삼성건설을 비롯해 국내 업체가 참여해 건설한 이 빌딩은 현대 건축 기술의 진수가 담겨 있다.

꼭대기 첨탑까지의 높이가 4백52m. 국내에서 가장 높다는 대한생명빌딩(2백49m)의 두 배 가까운 높이다.

세계에서 가장 높은 빌딩이지만 완공까지 불과 3년밖에 안걸렸다. 꼭대기까지 한 번에 콘크리트를 쏘아올리는 기술이 시공 기간을 단축시키는 비결이었다. 독일제 펌프 2대를 사용해 지상 3백80m 높이까지 단번에 보냈다. 이것은 세계 기록이다. 그 때까지 홍콩 센트럴 플라자 빌딩을 지을 때 세운 3백40m가 최고 기록.

워낙 높다보니 각종 설비를 지상에서 미리 만들어 꼭대기로 옮겨 조립하는 방법을 사용했다. 이를 위해 32t의 무게를 지탱할 수 있는 고속 대형 크레인이 동원됐다.

트윈 타워에 동원된 첨단과학기술의 상징인 ‘중간 교량’. 1백77m 높이에서 쌍둥이 빌딩을 연결하고 있는 이 교량은 50년 주기로 예상되는 강한 돌풍에 대비해 특수 설계됐다. 교량을 ‘∧’자로 받쳐 지탱해 전후 좌우에서 부는 바람에도 견딜 수 있도록 디자인됐다.

교각 역시 국내에서 각종 부품을 제작한 후 현지에서 조립해 크레인으로 올렸다. 1㎜의 오차도 허용되지 않는 정밀 공정에 사용된 볼트만해도 무려 8천개.

초고강도(超高强度) 콘크리트도 초고층 빌딩에는 필수적. 건물높이가 엄청난 만큼 위에서 아래로 짓누르는 무게가 상상을 초월한다. 건물의 총중량이 무려 18만t에 이른다. 빌딩 아랫 부분의 기둥은 개당 3만6천t의 무게를 지탱해야 하는 것.

트윈 타워에 사용된 콘크리트는 ㎤당 8백㎏을 견딘다. 주사위만한 콘크리트 조각이 1t에 가까운 무게를 견디는 셈. 일단 완성돼도 콘크리트는 계속 수축한다. 무게에 눌리고 또 마르기 때문. 이번 공사에서는 콘크리트가 얼마나 줄어들 것인지를 시뮬레이션으로 돌려보고 보정했다.

〈홍석민기자〉


Copyright ⓒ 동아일보 & donga.com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동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