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자금 증시 장악…주식보유액 「기관」추월

  • 입력 1998년 2월 28일 19시 43분


외국인들이 가지고 있는 주식의 시가총액이 기관투자가의 시가총액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개인들이 외국인이나 기관투자가보다 훨씬 많은 주식을 갖고 있지만 분석력이나 시장주도력이 이들에 크게 못미치기 때문에 외국인들이 사실상 한국 주식시장의 안방을 차지한 셈.

28일 증권거래소와 대신증권에 따르면 지난달 17일 현재 외국인들이 보유한 주식의 시가총액은 16조3천억원으로 기관투자가 보유분 (16조2천1백50억원)을 처음으로 넘어섰다.

이어 26일엔 외국인 19조5천6백90억원, 기관투자가 18조4천8백20억원으로 격차가 더 벌어졌다.

기관투자가들은 자금사정이 나빠 주식을 계속 처분하고 있는 반면 외국인들은 지속적으로 매입하고 있어 격차가 더 커질 전망.

대우증권 이정호(李禎鎬)투자정보부 대리는 “미국계 자금에 이어 홍콩에 본사를 둔 아시아지역 전문투자펀드도 한국주식매입에 가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외국인들의 비중이 높아지는 것에 대해 증권업계에서는 환영과 우려가 엇갈리고 있다.

한남투자신탁증권의 한 관계자는 “외국인들은 과거 ‘황소개구리’와 같은 문제아 역할을 했으나 이제는 주식시장의 모든 비관론과 불안심리를 잠재우는 긍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증권업계 일각에서는 “이런 추세가 계속되면 외국인들이 주가를 좌지우지하고 기관투자가의 영향력은 위축될 가능성이 크다”고 걱정하고 있다.

〈천광암기자〉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