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계법인 감사보고 변경]은행들 올 주총서 발가벗는다

  • 입력 1998년 2월 15일 21시 01분


올해 주주총회에서는 은행들이 치부를 숨기지 못하고 발가벗는다. 따라서 은행 예금자들과 은행 주식을 보유한 투자자들은 올해 시중은행 주총에 상정되는 감사보고서를 눈여겨보면 비교적 정확한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 같다. 15일 금융계에 따르면 은행에 대한 외부감사를 진행중인 삼일 산동 안건 안진 세동 영화 등 6개 회계법인은 올해 주총 감사보고서에 부실경영 결과를 모두 공시하기로 합의하고 이같은 방침을 은행권에 통보했다. 그동안 요식 문서에 불과했던 은행 감사보고서에 처음으로 ‘한정(재무제표의 일부에 문제가 있음)’이나 ‘부적정(재무제표를 믿기 어려움)’ 의견이 등장할 전망이다. ▼은행 불만〓아더앤더슨 쿠퍼스&라이브란드 딜로이트 등 이른바 ‘빅6’회계법인들이 국내 감사시장에 진출하면 국내 회계법인들은 생존 위기를 맞는다. 회계법인들은 따라서 생존을 위해 적극적으로 감사보고서를 작성해야만 하는 상황에 몰렸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 및 증권감독원의 기준에 따라 작성하면 되는데 하필이면 요즘처럼 어려운 시기에 왜 은행에 타격을 주려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모호한 규정〓회계법인들이 특기사항에 기재하려는 사항들은 대부분 은행감독규정이나 기업회계기준에 명확한 규정이 없다. 한 회계사는 “부도업체가 발행한 회사채를 가지고 있는 은행의 경우 상식적으로 보아 완전히 상각(0원으로 처리)해야겠지만 명확한 규정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 회계사는 “특기사항에 기재하는 내용을 본문 의견에 반영한다면 대부분 은행들이 ‘의견거절’ 평가를 받아야 할 판”이라고 말했다. 〈이용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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