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한파로 상가 급매물이 급증하고 있으나 찾는 사람이 거의 없어 권리금이 폭락하고 있다.
빌딩 사무실은 기업 연쇄부도와 긴축 경영으로 수요가 줄어 공실률이 늘고 임대료는 최고 30%까지 떨어졌다.
▼상가〓서울의 대표적인 상권인 신촌로터리와 돈암동 일대는 최근 매출이 크게 줄면서 급매물이 늘고 있지만 거래는 거의 중단된 상태.
이에 따라 상가 권리금이 2천만∼3천만원씩 떨어지고 있다.
당구장 카페 등 오락 유흥업종은 권리금이 30∼40% 폭락했다.
이화여대 정문 왼쪽 일대 10평형 규모 상가는 IMF 이전에는 권리금이 1억∼1억5천만원이었으나 8천만∼1억원선으로 떨어졌다.
신촌기차역 부근 당구장 카페는 5천만∼7천만원에 이르던 권리금이 아예 없어졌는데도 거래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인근 삼성부동산컨설팅 김철규실장(38)은 “월세를 내기 힘들어 보증금만 겨우 돌려받고 문을 닫는 상가들이 많다”고 전했다.
돈암동 일대 상가는 권리금이 1억원에서 2천만∼3천만원이 빠진 7천만원선에 호가되고 있으나 역시 거래가 거의 끊겼다.
강남의 대표 상권인 압구정 청담동 일대도 상황은 마찬가지. 청담동 한 점포는 작년 10월에 2백억원에 매물로 나왔으나 임자가 없어 최근에는 1백30억원대까지 호가가 떨어졌다.
▼사무실〓최근 서울시내 사무실 평균 공실률은 IMF 이전보다 배 가량 증가한 30%대에 육박하고 있다.
빌딩 임대료가 최고 30% 이상 떨어졌다.
강북 일부 지역에선 관리비만 내고 쓰라며 입주자를 물색하는 빌딩도 나오고 있다.
서울 요지인 강남역 인근 S빌딩은 임대료가 3백50만원선에서 최근 평당 2백30만∼2백40만원 수준으로 떨어졌다.
서울 강북지역 평균 임대료는 6백50만원선에서 5백50만원선으로 내렸다.
아로개발 홍영준팀장(36)은 “서울시내 거의 모든 빌딩에 빈 사무실이 많다”며 “강남 테헤란로일대 신축중인 빌딩들은 임차인을 구하지 못해 공사를 연기하는 사례가 적잖다”고말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사무실 임대료와 매매가 하락 현상이 3월부턴 점점 심화할 것”이라며 “외국인에 대한 부동산 시장 전면개방이 빨리 이루어지지 않으면 부동산 자산 가치가 급락해 기업과 금융권 부실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황재성·이철용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