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 및 외화자금난을 겪고 있는 나라종합금융(대표 차승철·車承轍)이 의류업체인 보성(사장 김호준·金浩準)에 전격 인수됐다.
17일 나라종금과 보성측에 따르면 보성은 나라종금 김중성(金重星)상무 등 개인대주주 보유주식 1백48만8천주(지분율 13.9%)를 인수하는 주식양수도 계약을 했다. 보성은 이들 주식을 주당 3만2천2백45원에 인수하는 등 총 4백80억원을 투자했다.
이로써 보성은 주식시장에서 확보한 6.2%를 포함해 총 20.1%의 나라종금 지분을 확보, 최대주주가 됐다고 밝혔다.
상당수 종금사들이 통폐합 또는 정리될 운명에 처해있는 상황에서 나라종금이 자발적으로 회사지분을 매각한 이번 사례는 다른 종금사의 자구노력 및 구조조정에도 상당한 여파를 미칠 것으로 금융계는 보고 있다. 나라종금 김상무는 『개인주주 중심의 지분구조로서는 자기자본 확충 등 출자에 한계가 있어 대주주와 친분이 있는 보성측에 보유주식을 넘긴 것』이라고 설명했다.
올들어 기아 등 대그룹이 잇따라 쓰러지면서 3천억원 이상의 부실여신이 생긴 나라종금은 증자하기도 어려운 상태였다. 나라종금은 82년 자본금 5백16억원으로 설립돼 작년 9월에 투금에서 종금으로 전환했으며 작년말 현재 자기자본은 1천8백58억원, 자산은 2조5천억원에 이른다.
상장 의류업체인 보성은 내수판매가 호조를 보이면서 탄탄한 자금력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사업다각화 차원에서 금융업 진출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이강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