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대란／숨막히는 현장］재경원 김석동 외화자금과장

30일 오전 원―달러환율이 다시 제한폭까지 오르면서 달러당 1천원선을 위협하자 며칠째 밤샘을 해온 김석동(金錫東)재정경제원 외화자금과장은 우황청심환 한알을 입에 넣은 뒤 심호흡을 했다. 환율안정에 대한 외환당국의 강력한 의지를 보여주기 위해 전화기를 들었다. 지난 주부터 하루평균 1백통의 전화통화로 금융기관과 대기업들의 달러매각을 독려해온 김과장은 쉰 목소리로 『달러를 계속 갖고 있으면 반드시 손해봅니다』며 『당국의 환율안정의지가 생각보다 훨씬 강력하다는 점을 말씀드립니다』고 덧붙였다. 김과장은 한국은행과 5분단위로 하루종일 통화하며 외환시장 개입의 규모와 시기를 조율하면서 거듭 환율안정에 대한 자신감을 피력했다. 『우리 경제의 기초여건이 좋아요. 8월 이후 이달까지 무역수지가 계속 흑자이고 외국인투자 완화조치로 곧 달러가 몰려옵니다. 환율이 안정되지 않을 수 없지요』 그러나 환율은 여전히 불안한 게 현실. 어쩐지 미덥지 못하다는 게 은행과 기업들의 솔직한 심정이다. 『기아사태 동남아사태 등으로 불안심리가 지나치게 증폭돼 있습니다. 기업들의 달러 감추기가 가세하고 있어요. 하지만 외환당국이 이번처럼 강력한 의지를 보인 적이 없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임규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