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 가전제품을 사러 신림사거리 근처의 한 대리점에 갔었다. 마침 세일 기간이라 만족스러운 가격으로 흥정을 끝내고 대금을 지불하려고 신용카드를 제시했더니 갑자기 난색을 표했다. 카드로 계산하면 대리점이 카드회사에 별도로 수수료를 내야 하니 권장소비자가격대로 지불해야 한다는 얘기였다.
신용카드는 요즘같은 신용사회에서 제2의 현금이라고 할 수 있다. 어느 누가 지갑에 몇십만원씩 현금을 두툼하게 넣어가지고 다니는 사람이 있는가. 대리점측이 신용카드 가맹점이라고 내세웠을 때는 수수료 부담은 예상했다고 봐야 한다. 그런데 그 부담을 소비자에게 떠넘긴다면 말도 안된다.
며칠 뒤 들른 이웃의 보세의류매장에서는 10만원 미만일 때는 카드로 결제하지 않는다고 당당하게 강조했다. 역시 수수료 때문이라는 얘기다. 신용카드 약관 어디를 보아도 대리점측의 수수료를 카드사용자가 내야 한다는 조항은 없다. 언제나 제대로 된 카드문화가 정착될지 의문이다.
이희선(서울 관악구 신림본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