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상표 홍수…국산, 수입품에 밀려 악전고투

  • 입력 1997년 10월 27일 06시 58분


프로스펙스나 닉스 애니콜과 같은 「행복」은 국내시장에서 극히 예외적인 사례들이다. 수많은 국산 브랜드들은 외국산 홍수 앞에 줄줄이 넘어지고 있다. 외국브랜드를 「흥행의 보증수표」라도 되는 양 마구 들여오면서 국내시장은 급속도로 외국제품에 점령당하는 양상이다. 서울 시내 유명백화점에서는 이제 국산화장품을 구경하기조차 쉽지 않다. 백화점 1층 매장에 들어서면 마치 뉴욕이나 파리의 백화점을 찾은 느낌이 들 정도다. 샤넬 랑콤 엘리자베스아덴 등 외국화장품 브랜드 속에서 국산브랜드는 겨우 한두개만 초라하게 자리를 지키고 있을 뿐이다. 국산 A사 매장의 여직원은 『국산품 코너가 나가면 그 자리에는 수입 제품 매장이 들어서는 것이 1,2년 새에 마치 공식처럼 돼버렸다』면서 『우리 회사 제품도 백화점에서 언제 나가달라고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백화점 화장품 매장의 이런 풍경은 국내 브랜드의 현주소를 생생히 보여준다. 의류의 경우도 심하다. 섬유산업연합회에 따르면 수입브랜드는 95년 한해 동안 1백4개, 작년엔 1백50개가 각각 새로 국내에 상륙했다. 반면 작년에 새로 생긴 국산브랜드는 87개로 수입산이 국산을 압도하고 있는 것. 외국 브랜드의 진출은 「전방위적」이다. 심지어 전주비빔밥 체인점도 일본에서 역수입됐을 정도다. 지난해 국내에 수입된 소비재는 총 1백66억8천7백만달러. 95년보다 20.9%가 늘어났다. 〈이명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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