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락증시/외국투자자 움직임]부양책후 되레 「팔자」공세

  • 입력 1997년 10월 16일 19시 50분


주식 투자한도 확대 발표에도 불구하고 외국인 투자자들은 「팔자」공세를 멈추지 않고 있다. 외국인들은 증시부양책 발표 직후인 14일 2백10억원, 15일 1백39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도한데 이어 16일에는 4백22억원어치를 순매도, 오히려 매도세를 강화하고 있는 느낌. 지난 9월이후 외국인들의 순매도 규모는 5천1백94억원에 달한다. 같은 기간 은행 증권 투신사 등 기관투자가들의 순매도 규모가 1천4백78억원에 그친 점에 비춰보면 최근 주가하락의 「주범」은 외국인들인 셈. 외국계 대형 증권사 관계자들은 외국인 투자자들이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시장의 투자비중을 줄이고 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아무리 기다려봐도 재미를 보지 못할 것같은 아시아시장을 떠나 상대적으로 투자이점이 부각되는 중남미나 동유럽시장으로 이동중이라는 설명이다. 한 예로 한국 증시를 대표하는 한국전력 주식의 경우 외국인들은 2만5천원대에 샀지만 1만7천∼1만8천원대에도 과감히 손해보고 팔고 있다는 것. 외국인들은 9월이후 지금까지 1천3백억원이 넘는 한전주를 팔아치웠다. SK㈜(구 유공) 대한항공 등 대형 우량주와 은행 등 금융주들도 외국인의 매도표적이 되는 것은 마찬가지. 유비에스증권의 한 관계자는 『영미계 대형 펀드들도 한국에 대한 투자비중을 줄이는 시점』이라며 『11월3일 투자한도가 확대되더라도 일부 핵심 우량주를 제외하고는 외국인자금 유입을 기대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내 증권전문가들 역시 외환 및 금융시장 불안이 해소되지 않는 한 기대에 못미치는 주식투자한도 확대로는 외국인들을 다시 증시에 끌어들이기는 힘들 것으로 전망했다. 〈정경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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