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6백선붕괴/정치권 반응]착찹함속 설왕설래

  • 입력 1997년 10월 16일 19시 50분


주가지수 580선이 무너진 16일 여야 각 정당은 착잡함속에서 갖가지 반응을 보였다. ○…신한국당 관계자들은 주가지수 폭락의 최대 원인제공자로 비칠 것을 크게 걱정하는 눈치였다. 이같은 속사정 때문에 대변인실은 다른 때 같았으면 즉각 내놓았을 「논평」도 내놓지 못했다. 한 당직자는 『주가 폭락이 우리 당의 비자금 폭로 때문이라는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됐다』며 『하필이면 이때 주가가 폭락했는지 모르겠다』고 푸념했다. 또다른 당직자는 『지난 7일 비자금 의혹을 처음 폭로했을 때도 주가가 크게 떨어졌는데 바로 다음날 이회창(李會昌)총재가 증권거래소를 방문, 냉담한 시선을 받았다』며 『겨우 기업명단 공개를 둘러싼 당내 이견을 해소했는데 다시 당이 내분에 휩싸일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국민회의의 정동영(鄭東泳)대변인은 주가지수 붕괴와 관련, 『이는 김영삼(金泳三)대통령에 이어 이회창총재가 나라와 경제를 망치고 있는 상징적 지수』라며 『이총재가 증권시장을 방문한 날 종합주가지수가 19포인트나 하락한데서 보듯이 이총재가 나서면 나설수록 경제는 무너지고 주식은 하락한다』고 힐난했다. 또 김원길(金元吉)정책위의장은 『한마디로 한국경제가 붕괴했다는 의미』라며 『신한국당 강삼재(姜三載)사무총장에 의해 금융실명제가 완전히 유린되면서 증권투자가들이 증시에서 돈을 모두 빼내는 것도 원인의 한몫을 차지한다』고 주장했다. ○…자민련은 논평에서 『주가폭락은 정치가 경제를 망치고 있다는 가시적 증거』라며 『이는 곧 신한국당이 진흙탕 싸움을 벌이며 민생은 아랑곳하지 않은 채 대선승리에만 집착한 결과』라고 밝혔다. 민주당의 권오을(權五乙)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최근 국내 정치 경제의 틀이 무너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라며 『경제회생을 위해 정치권은 경제를 흔드는 일을 삼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신당측은 『국민경제를 볼모로 폭로 공작정치를 일삼는 신한국당은 물론, 비자금 의혹이 집중되고 있는 국민회의도 총체적 경제위기를 자초한 공범』이라고 양당을 비난했다. 〈김재호·김정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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