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금社들,「기아빚」 대신 갚느라 곤욕…자금난 예상

  • 입력 1997년 10월 4일 20시 15분


기아그룹의 채무에 대해 지급보증을 서준 종합금융사들이 기아의 빚을 대신 갚느라 곤욕을 치르고 있다. 종금사들은 기존 여신을 줄이는 방법으로 이에 대응, 기업에도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4일 금융계에 따르면 기아그룹 14개 계열사에 대해 재산보전처분이 내려진 이후 은행들이 종금사에 지급보증을 한 기아어음을 대신 갚도록(대위변제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조흥은행은 지난달 29일과 30일 종금사가 보증한 어음 8백50억원을 갚도록 했으며 한일은행과 상업은행도 각각 4백50억원과 3백50억원을 회수했다. 다른 은행들도 만기가 된 보증어음을 종금사가 대신 갚도록 요구하고 있다. 은행들은 『대위변제를 받는 대신 콜자금을 지원하거나 기업어음(CP)을 매입해주고 있어 종금사들의 자금 사정에는 큰 지장이 없을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자금 지원없이 대위변제를 요구한 경우도 적지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은행감독원은 기아그룹에 대한 금융권의 지급보증은 △은행권 1조8천억원 △종합금융사 1조원 등이라고 밝혀 앞으로 2조8천억원에 달하는 자금이 대위변제를 위해 이동할 것으로 보인다. 한일은행 관계자는 『은행권의 지급보증은 장기채무에 대한 것이 많아 큰 문제가 없으나 종금사들이 지급보증한 채무는 대부분 올해 안에 만기를 맞는다』면서 『기아에 대한 지급보증이 많은 종금사들은 심한 자금압박을 받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천광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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