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도 금융위기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조흥은행 산하 조흥경제연구소는 1일 「한국에서 금융위기 가능성 전망」이라는 보고서에서 『채권시장이 개방될 때까지 금융기관 부실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경우 동남아와 같은 금융위기가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금융위기란 금융기관이 무더기로 도산하여 금융기관에 의한 지불 및 결제기능이 전면적으로 중단돼 유동성위기와 외환위기가 초래되는 현상.
이 보고서는 최근 금융시장 불안의 진원지는 이상급등현상을 보이고 있는 환율이라면서 환율불안을 막지 못하면 금융위기가 오게 될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했다.
우리나라는 경상수지 적자국인데다 투기적 외환수요를 모두 감당할 수 있을 만큼 충분한 외환보유고를 갖고 있는 것도 아니어서 체질적으로 외환위기에 감염되기 쉽다는 것.
보고서는 『정부의 외환위기 대책이 소극적인 시장원리만을 고집하고 있어 현재의 위기를 극복하는 데는 미흡한 점이 많다』고 지적했다.
또 LG경제연구원은 「우리나라의 통화위기 가능성 진단」이라는 보고서에서 외환보유고 대비 외채와 외환보유고 대비 총통화 등을 종합한 우리나라의 통화방어능력이 동남아보다 떨어진다고 주장했다.
즉 이를 수치화하면 △한국 3.5 △태국 2.4 △필리핀 3.1 △말레이시아 2.1로계산됐는데이수치가 높을수록 통화방어능력이 취약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LG측은 과거 외국에서 금융기관이 파산상태에 이르러 대외신용도를 유지할 수 없을 때 통화위기가 발생하는 사례가 많았는데 올들어 우리나라 금융기관의 부실은 우려할 정도로 진행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스위스의 유명증권사인 UBS증권 역시 한국의 은행위기가능지수가 지난 4월 현재 11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최근 밝혔다. 한국의 지수가 태국이나 필리핀보다는 낮지만 인도네시아 인도 말레이시아 등보다 높았다.
〈천광암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