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편지]홍금순/심야 도시형버스 횡포 심하다

  • 입력 1997년 9월 23일 07시 54분


딸아이가 며칠전 밤11시경 울면서 들어왔다. 강북의 한 대학에 다니는 딸은 지하철2호선 신림역에서 관악산주차장 뒤편의 집까지 버스를 이용한다. 그날 딸아이는 신림역 앞에서 95번 도시형버스를 탔는데 신림중 앞에서 나머지 승객이 모두 내려 혼자만 남았다. 관악산주차장 주변은 건영4차아파트 단지뿐이라 승객이 그리 많지 않다. 기사가 짜증을 내면서 『신림중 앞에서 바로 차고지로 들어가도 되는데 너 하나 때문에 돌아가야 하니 앞으로 밤에는 이 버스를 타지 마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손님이 있든없든 정해진 노선은 가야 하지 않느냐』고 항의하던 딸아이는 기사에게 욕설을 들어야 했고 관악산주차장에 도착하자마자 미처 내리기도 전에 거칠게 출발시키는 바람에 넘어져서 무릎에 가벼운 상처를 입었다. 상처보다는 기사의 거친 처사가 분해 울고 들어온 것이다. 교통당국은 빠르고 편리한 대중교통을 이용하라고 한다. 하지만 정해진 노선을 이용하는데도 이런 취급을 받는다면 누가 대중교통을 이용할 것인가. 딸의 하소연을 들으면서 심한 교통체증에도 굳이 승용차를 끌고 다니는 보통사람들의 심사를 알 것만 같았다. 홍금순(서울 관악구 신림9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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